마른 물고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마른 물고기
얼굴을 보며
침 뱉고
충혈진 눈으로 서로를
향해
거품을 무는 것
이 더없이 애틋한 사랑이라고
장자는 대종사에서
웅덩이 물이 마르면 물고기들은
서로에게 침을 뱉고 거품을 뿜어주어
모진 목숨을 잇는다 했다
그러면서 또
더 좋은 모습은
풍성한 물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듯 사는거라 했는데
가끔
어느 수초 사이 한나절의
행적을 떨구는지 모르고 지내기도 하던
아내가
밥상머리에서 침을 튀기거나
시린 눈빛을 쏘며 거품을 무는건
어떤 위기감이 부른
애틋한 사랑이란 말인가
아내의 어느 흥건하던 웅덩이
쩍쩍 갈라지는 메마른 바닥으로
일어서고 있다는 것인가
댓글목록
소낭그님의 댓글

캬하~ 직입니다. 달달한 시만 쓰시는 줄 알았는데
각심각심한 시도 쓰신다는,,,
누군가 저보고 시원한 한 방이 늘 아쉽게 쓴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속이 황량해서
쩍쩍 갈라지곤 했는데요.
본글엔 한방이 아니고 원투 펀치 쓰리강냉이 우수수하네요.
대다나다입니다.
조간신문 오늘의 시가 참 좋았는데,
이젠 오후에도 졸지 말고 두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하나요?ㅋ~
쇄사님의 댓글

주말에 어딜 나가
핏발 선 눈을
꽝 닫고
나온
건,
이런
시를 읽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