꿋꿋한 밥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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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한 밥냄새
그립다는 건
배고픔에 달려드는 밥냄새다
방향도 없이 날아와 꽂히는 화살
우연히 멈춰진 꽃 앞에서 가만히
터져나오는 신음
꽃빛도 찬란한 꽃빛 이지만
그 분홍속에 더 분홍 그대모습
나뭇잎 하나가 붙인 불 온 산에 붉어
속수무책 가을이 타죽고
봄마다 목련은 탁하게 쉰 목소리를 내며
꽃을 토했다
어떤 간절이 기연을 붙잡고 나비를 부르나
우연에 깃든 길은 그저 이연으로 아물 뿐
혼자 말하고 혼자 듣고 봄날이 갔다
그립다는 건
밥냄새에 달려드는 배고픔이다
그래서 그렇다
아무도 한 번도 이름 불러주지 않은 꽃들도
봄이면 피었다 진다
꿋꿋하게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3-30 23:10:08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김거명님의 댓글

항상 강렬한 결구로 마무리를 하시네요.
이름 불러주지 않는 꽃과도 같은 심정으로
우울한 창밖을 보게 되네요.
씨유래러...
오드아이1님의 댓글

^^...ㅎㅎ 정말 감사 드립니다...
어찌보면..그 사람의 글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그 사람의 일생이 고스란히 담겨
나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되었거든요
제 성격이 ..세살서 비롯된.. 여든까지 갈...뒤끝이 좀 물르구나 하는 걸 살면서 많이 느꼈답니다
해서..이전의 글들이 죄다 결구가 흐리멍텅한게 대부분이였읍니다
그래서 일부러 더 일생을 변화 시켜보겠다는 턱없는 용심으로 지금은 결구에 많은 힘을 주곤 합니다..
ㅎㅎ..그래봐야....잡문 범위 겠지만요...다시 감사 드립니다..
아...혼자서도 잘 노는 것도...좋은 삶의 모습이라는거...요즘 드는 생각입니다....
청소..빨래..설거지..밥..김치담기..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