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의 성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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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의 성 /秋影塔
내가 늙고 세월이 늙고 강물 또한 늙어갈 때
내 나이의 절반의 절반에 다시 십여 년을
더 버틴 감나무에 또 젖멍울 선다
감나무의 성(性)에 관심을 보인 적 없어
감잎 한 장 들춰 본적 없지만
해마다 꽃 피고 열매 열고 홍시로
얼굴 붉히는 것을 보면 여인이 분명한데
올해도 철 없는 유년에서, 떫은 세상을 묵묵히 견디는
젊음을 지나, 결국 세상은 순응할 수밖에 없음을
감내하다 노년으로 변신하는 너는 여자로 살겠 다
한 번도 세상에 탁한 비말 한 톨 뿌린
적 없고 순리에서 벗어난 적 없는 너는 분명
현숙하여, 가을밤 만월의 정기에
여성(女性)이 충만할 때 비로소 얼굴 한 번
붉히는 여자 맞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3-30 23:19:18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쇄사님의 댓글

감나무에서 성을 찾아내고
시의 계단을
단계단계 밟고 가는 솜씨 참 좋습니다.
호흡은 다르지만
훔치고 싶을 정도로 .... 감상하고 물러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낡은 몸뚱이에 분에 넘치는 옷을 걸친 듯
좋은 말씀에 감사를 드립니다.
언제나 제일 늦게 움트는 감나무,
이제 약간의 피멍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오후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떫다가 얼굴 붉히며 홍시로 영그는
그 과정이 여자으; 절개가 맞을 성 싶습니다
수줍은 모습, 달콤하게 입 안을 감치는 맛,
홍시에 감사함을 떠 올려 봅니다
감나무의 성, 참! 오묘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나이 들어 할 일 없으면 별 생각을 다
하는 버릇이 생깁니다.
감나무는 여잘까? 남잘까? ㅎㅎ
인간이란 어쨌거나 상댈 이성으로 보고자
하는 생각이 강한 족속이지요.
감사합니다. 주무지님! *^^
한뉘님의 댓글

발상의 발견에
박수 보내드립니다^^
속의 깊이를 헤아리시는
해안이 부럽기도 합니다
좋은 시 머물다 갑니다
좋은 주말 보내십시요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감나무가 여자라면 데리고 놀 생각보다는
붙들고 울고 싶은 하루가 될 뻔했습니다.
ㅎㅎ
살다보면 그런 날들도 있습니다.
아직도 미로를 헤매긴 합니다만,
감나무는 여자가 분명한 듯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님
감나무를 바라보며 한 여인의 생애를 떠올리며
시로써 승화시킨 시인님의 깊은 내공에
감격 또 감격 하고 갑니다
병원 나드리에 죽을 고비 넘기고 귀가후 머릿속이 하얗 젓는데
젊은 오빠님 의 날로 발전상에 갈채를 보내면서
부러움에 젖고 갑니다
건안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시옵소서
추영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안녕하십니까? 방갑고 방가운 우리 시인님!
감나무를 보며 떠 올리는 여인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다만 감나무에 性을 부여한다면
여인처럼 현숙한 모습일거라는 생각을
하며 써 보았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
callgogo님의 댓글

홍시 먹을적마다 추시인님의 글이 손 끝을 찔를것 같습니다
맛있게도 먹고
멋있게도 느끼며 먹겠습니다
고운시 잘 읽었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홍시는 아무래도 여성적일 거라
생각합니다. 안에 씨를 품은 모성
같은....
어머니인 감나무에서 딴 또 딸같은
홍시...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