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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 같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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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오드아이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16회 작성일 17-03-29 05:42

본문

 

 

윤달 같은 여자

 

 

 

 

달빛에 열리는 문은 다 뒷문 같네

바다는 은빛

시린 손을 부비며

윤달 같은 여자 걸어오는 흰 길

 

넘실 넘실 온 몸으로 흔들려도

바람결도 비키고

가랑잎도 물러서서 보푸라기 한 올

바스락 소리도 없이

 

오는듯 다시 오네

바다 속 건져올린 노란 살내음

앉아도 흥건하고 누워도 가득한

달빛 깊은 여자

 

눈물로 물들인 백옥 같은 수의

새로 한 벌 지어입고

한 번 더 혼인 할까

한 번만 더 혼절 할까

 

은빛 여우골 소문을 물고

흰 몸으로 들어서서

웃어도 우는 눈빛 울어도 웃는 입술

윤달 같은 여자

삼년도 하루 같은 그여자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4-03 10:04:2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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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거명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거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수/오드아이1

제법 좀 하는 것 같으면
달인이라고 하지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티도 없이
깔끔하면 천의 무봉
고수라고 해

외모도 재력도 성격도 유머도
뭐 하나 제대로 갖춘 것도 없는데
그 양반
바람 한 번 끝내주게 잘 피더만

술 값 꽤 나갔어
무릎 닿을 적 마다 비법을 물었지만
피식 피식 웃고 넘기더니

집으로 부르더라고
조개를 한 냄비 삶아 놓고는
술병을 땄지 냄비 뚜껑을 열면서

자 봐
맛있게 잘 익은 건 모두 다
쫙 잘 벌어져 있어 그런 것 만 먹어
싱싱하게 잘 벌어진 것만

어땠는 줄 알아
호기심에 돌아 앉아 꼭 꼭 입다문거
왈칵 벌렸다가
시커멓게 썩은물로 석 삼년 애 먹었어

/// 처음 이 시를 보며 무릎을 탁 쳤는데요.
참 빨랐지 그 양반의 이정록 시인 글과 오드아이님의 글 중
어느 게 더 빨리 써졌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죠.
누구나 패턴이 있어서 자주 애용하는 시어가 있기 마련인데
'삼 년'이라는 말을 본인 꺼로 사용하시는구나 합니다.

저는 필력이 미천하고 시를 볼 줄 몰라서 평을 하진 못하지만
아침마다 부스스한 눈으로 읽는 조조 명시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세상엔 글을 잘 쓰는 분이 많아서 생각난다고 막 써댈 것인가,
독자의 눈은 지나치리만큼 냉담하고 또한 독자는 그럴 자격이 있는데
독자를 무시한 채 넋두리를 일갈할 것인가는 여전한 고민입니다.
월 마감에 쫓겨서 차분하게 말씀을 못 드리는 게 흠...

상투적인 인사이지만 문운과 건필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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