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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3】그림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92회 작성일 17-03-15 09:25

본문


【이미지13】그림자

 




하루 종일 

끈질기게 쫓아다니던 유령이

밤새도록 내속에 숨어 제키를 키우고 있었네

빛을 쫓던 검은 칼은 자못 날카로웠지

쓰윽, 

내 발바닥을 찢어내는 솜씨가 말이네


유령에게 붙잡힌 하루가 또, 끌려가고 있네


회색도시에 딱정이진 저, 검은 피

땅에 묻혀있던 어제의 흔적들은 

숨도 쉬지 않는 까만 유서만 남기고 관속에서 침묵만 지킬 뿐이라네


비스듬하게 무너진 너덜거리는 검은 발바닥이 

보도블록에 들러붙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오후


사선을 넘어 발 밑 배를 깔고 있는

깊이를 알 수 없는 

혹시, 

죽어있을지도 모를 침묵하는 유령의 저, 견고한 본성 

검은 벽의 균열 틈 사이 유령의 속내로 

넥타이를 풀고 내가 들어가고 있네


유목민처럼 배회하던 

침묵의 검은 유서가 아픈 입을 열었네

내가 차마 하지 못했던 말 유령의 속내가 시끌벅적 대들고


어두운 길목 하루하루 

켜켜이 쌓여 있던 상처가 스멀스멀 곯아 터져있고 

스스로 열병을 앓았을 삶의 흔적이 붉어져 있네


민낯으로 드러난 자존심을  

끈질기게 발끝 귀퉁이를 잡고 있는 유령은 

나를 집어삼킨 것도 아닌데

가슴팍으로 응어리진 사연이

꼭, 나를 닳았네 꼭, 나를 닳았어 

  

컹컹거리는 늘어진 골목길로 

유령의 숨찬 행보가 내 등 뒤로 늘어져 있네

퉁퉁 부어오른 

무거워진 나의 신경통과 너의 디스크를 끌고 가고 있는 유령 

나를 꼭 닳았네 


저 

검은 속내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3-20 10:28:4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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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림자 속에 유령들이 들 끓는
세상을 묘사한듯 합니다.
그 유령은 어떤 약으로도 퇴치가 불가능 할 것 같고
인간의 본성이 회복될 때 치유가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그림자에 숨어 기생하는 박테리아 균은 봄을 맞아
대청소를 해야 겠습니다.
장문 속에 깊은 글 행복하게 읽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시시합니다
그 유령이 마치 제 모습 같기도 하고, 흐흐
요즘 제가 담 속에 갇혀 끙끙 대고 잇답니다
운신도 제대로 못하고...
밤이면 유령으로 나타나 제 등뼈를 갉아먹기도 하고..

지금도 욱신욱신하는 걸 보면
아마도 귀신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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