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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 군불 지피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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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야옹이할아버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09회 작성일 17-02-20 05:27

본문

한아름 삭정이 허리춤에 차고

휑하니 아궁이로 향한다

하루 한 끼 만으로도

종일 온기가 남아도는 구들이련만

꼭두새벽부터 앙칼지게 울어대는 문풍지 소리에

군불이나 지필까 보아

아궁이로 향한다

 

어릴 적 아궁이는 내 삶의 전부였다

알불 곁에 다소곳이 누워있던

알밤, 그리고 감자나 고구마 등등

명절 뒤끝엔 간혹 절편도 있었다

어머니의 손때 묻은...

녹슬은 석쇠에 아무렇게나 굴려도

어찌나 맛이 있던지...

구멍난 양말 사이로

땟국 절은 민낯 내어 놓고

잉걸불에 수줍게 화장하던 엄지 발가락...

 

언제나 내겐 밑불이 되어 주셨던 어머니

그 어머니는 지금 어디에 계신 걸까!

 

아궁이 앞에서

잠시 눈을 즈려감고 있으려니

밑불이 채 피어오르기도 전에

고양이란 놈이 지 먼저

아궁이 앞에 냉큼 자릴 잡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23 20:36:3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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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야옹이할아버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야옹이할아버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 속에 그냥 묻어버리기엔 절절한 추억들, 그 곁엔 늘 일에 치여 사시던 시골 어머니가 계시죠. 생각만 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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