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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뭔 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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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15회 작성일 17-02-20 17:55

본문



행복이 뭔 줄 아세요


아무르박


낡고 초라한 집이라 부르지 말아요
난로에 끓고 있던 엽차 주전자는
옥수수 향기가 행복이었지요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육 남매
솜 이불 속에 발을 담그고 있던 게 행복이었지요
일요일이었던가 봐요
새벽 종소리에 한숨을 쉬던 아버지
대 담배를 테던 할머니는 속이 좋았겠어요
나는 철모르고
추억이란 다 그런 것인가 봐요
멸칫국물에 묵은지 한 포기
수제비를 띄우고 있었지요
흑백 TV는 내가 한 번도 보지 못 한세상을
방언처럼 이야기하고 있었지요
연탄불은 점점 식어가고
서로 부둥켜 않은 체온은 식지 않았어요
배고픔쯤이야
기다릴 수 있는 일
어머니가 수선을 떨어도 동치미를 생각하면
살얼음판을 지치고 나갈 것 같았어요
이밥에 고기 한번 배불리 먹어 봤으면
내 생일은 아직 멀었고요
형제들 생일은 기억나지 않았어요
보리방귀가 시들해지는 아침
아침 밥상을 기다리는 여명이 좋았지요
그런 날은 눈이 푹푹 쌓이는데
돼지고기 한 근
신문지에 둘둘 말아 오실
손님이 오시려나 기대 반 설렘 반
꿈도 꾸지 못 했지요

연탄이 뭔 줄 아니
하고
묻고 싶은 일요일 아침에 나는 생각했지요

배고파 죽는 사람은 없어도
외로워 죽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지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23 20:44:4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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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혼밥 혼술이 늘어가는
현실에서
비록 궁핍하고 가난했지만
지난 시절의 정을 되새겨 보는
시간입니다
살기 편하다는 사실만으로
잊혀져가는 소중함이
안타깝기도 하구요
소중한 느낌 받아갑니다
아무르박 시인님^^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뒤늦게 좋은 시 읽어보네요
자미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사뭇 서글퍼지는
마음이 듭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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