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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우지 눈물이 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수련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16회 작성일 17-02-21 23:18

본문

가마우지 눈물이 있다

                                                  

 

 

겨울 저수지에는

중국 리강을 도망쳐 온

가마우지 눈물이 고여 있다

모가지 묶인 채 끝없는 자맥질로

어부의 만찬 길어 올리던 새

 

바다에 닿지 못하고 모천으로 돌아와

서리 내린 못 둑에 신발 두 짝 벗어놓았다

세 살박이, 다리를 저는 순분이가 빠진 못,

굳게 다문 입가에 할 말 있는 듯

늙은 왕버들 한 그루, 헛기침처럼 서 있다

 

풍문이 수군거리는 수면위로

짧은 해를 당기는 가창오리 떼,

허공 찢는 울음소리 서쪽하늘 눈이 붉다

 

고깃배 한 척, 수몰동네 모퉁이에

가마우지깃털처럼 기우뚱 꽂혀 있다

옛집 뒤란에서 불던 풀피리소리

세한도 너머 오촌 당숙 언 그림자

 

못 속에 고여 있던 눈물이

모조리 내 눈 속으로 들어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27 10:08:29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처음 눈시울 적시던 급기야 와락 눈물처럼하는
시의 전개가 돋보이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언뜻 구도가 잡히지 않아 두어 번 읽었습니다

수련향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련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실화를 시로 표현하는 게 어렵네요!
너무 드러나도
너무 감추어도
시 맛을 느낄 수 없으니.....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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