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절에서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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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절에서 /秋影塔
비문도 없이 허물어지기에는
산 중턱쯤이 너무 슬펐으리
발길 드문 산길에 인적을 끌고 몇 사람 지난 뒤
말 들어 줄 건 석양뿐이어서 마지막 빛에
이마를 대고 한 시진 울고나면 목쉰 바람처럼
졸아드는 이 무덤엔 흐느낌만 남았겠다
그 무덤들 지나 대숲을 지나, 올라온 텅빈 절
부처님 혼자서 지키는 조그만 대웅전에는
목어소리 목탁 속에 녹스는데 이 절에서는
대숲 건드리며 올라온 바람의 바람기도
고개 숙이고 지나더라
백년 거처에 뿌리내린 참솔 굴참나무 숲에
행려를 부리고 바라보는 빈 절
마음을 공양하고 보시 받는 약수 한 모금
내 죄 다 부리고 가도 좋을 것 같은 이
적막은 나도 차마 깨뜨리지 못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27 10:19:49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산사의 고요함에
맑은 기운마저 조심스런
느낌입니다
버려야 할 것들 버리지 못한
버거운 마음들 잠시 내려놓고
갑니다
차디 찬 약수 한 모금 답답한 속
시원케 하듯 은은한 바람소리 까지
편안한 하루 보내십시요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우리 고장에 있는 절인데 가보면 사람 기척
하나 없는.... 그럴 때만 찾는지는 모르겠
으나, 너무 조용해서
숨소리 하나 내려놓기도 두려워 질 듯합니다.
지금은 어떤지, 한 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찬
봄날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소서.
감사합니다. *^^
고나plm님의 댓글

적막을 담기엔 너무나 적막한 시여서
사뿐히 읽고 나갑니다
아슬한 풍경이 그려지는 순간입니다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원래 인적이 드문 곳이라
그 고적함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잠시
머뭇거렸습니다.
아주 작은 절인데 숲속에 박힌 커다란
바위 하나처럼 느껴집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고나plm님!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도인들이 딱 살기 좋은곳 같아요
저런 곳에 살면 시인도 되고
도인도 되겠소
구름 바람만 왔다갔다 하고
빈절까지 있으니
시에 도인이여!
낼은 도인에 대해 써 보시지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원래 같은 동네에 살던 여자분이
건립한 절인데, 그 분은 이미 돌아가셨을
테고, 누가 살고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미소 정미기에 머리카락이 다 뽑히는
바람에 스님이 되어 절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혼자 살기에는 너무 고적한 곳입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고즈녁한 산사에 목탁소리가 들리듯 합니다
마음이 글 속에 가라앉는 정감을 느낍니다
오늘도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절에 가면 마음이 차분해 지기도 하고
뭔가 무거운 것을 내려놓은 듯하지요.
속세와는 단절된,
그래서 사람들은 평안을 느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후 맞으세요. *^^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심산 유곡 깊은 고찰의 암자에 와 있는듯 합니다
절이란 원래 인경 소리에 스님들의 목탁 소리 그윽한
곳이 아닌가 생각 하는데 ......
잘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한 육십 여년 된 절이니 고찰은 고찰이네요.
강을 내려다보니 한 점 수묵화 같은 절,
솟아오른 산의 종아리쯤에
지어져서 조용하기 그지 없는 곳이지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