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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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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031회 작성일 17-01-18 06:24

본문

구두

 

부푼 발의 평창 때문에 구두의 퇴근은 아침보다 힘겹다

늘 발을 안으로 들이고 발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다

발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갈 때

먼저 바닥을 살피면서 발이 디디는 곳을 살펴주었지

솟아오른 돌멩이 유리조각들을 몸으로 막아서면서

발에게는 생색 한번 낸 적 없었다

유일하게 그가 먹은 것이라곤 구두약에 광택으로

상처 난 곳을 가리면서 살아갈 뿐이다

발에게 너 왜 그래 왜 함부로 움직이지

발에게 말해본 적은 더욱더 없었다

발이 현관에서 날 버려두고 안방에 들어갔을 때

난 늘어나고 주름진 곳을 어루만지며

초라하게 신발장 구석에서 잠을 청했다

꿈속에서는 바닥을 때리는 자신의 몸을

손에 들고 다니게끔 하는 호사의 꿈을 꾼다

내일이면 또 오늘보다 더 큰 상처가 몸에 생겨도

아무 일 아닌 듯 웃을 수 있을까

발과 한바탕 크게 싸워보고 싶지만

상처에 또 상처의 흉터를 새겨 가면서

발을 익숙하게 나의 식구로 만들고

발은 신발이 원하는 편안함을 제공할 때

비로소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되어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소원이 되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1-20 15:21:4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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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마로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마로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제 구두로 거대한 물줄기처럼 써내려간
문장이 힘이 가득합니다
저도 시인님의 시를 몇편 감상했습니다
생각의 간격을 넓힌 시어마다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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