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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생의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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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1,435회 작성일 17-01-18 12:34

본문


필생의 호흡

   ─ 동백은 가장 추운 때를 골라 피멍울 올리고 산벚나무는 이내 꽃길 연다.
      시인의 뼛가루를 마신 탓에 그렇다.





배롱나무 이정표를 따라가면
가윗밥 같은 마음 오려낼
질박한 생 서걱거리는 데 있으리라

꽃그늘 붉어 우두망찰 길을 잃으면
산그늘 먹물 풀어 번지는 들녘과
다 타버린 물비늘 같은 청춘이 보인다

순한 사람 품다 놓아버린 달마산 자락
고풍은 돌담 두르고 소슬히 고적할 뿐
산벚나무는 긴 발 멀리 뻗고
동백은 눈밭에 떨궈댈 꽃물 끓이는데

흰 고무신 새벽이슬 적시며 건너간 적멸의 편에서
동백 필 무렵이면 얼굴 내미는
다 버리고 시 하나 겨우 기대던
흙벽 헐거운 날이 있었다

땅끝 낮은 처마 아래 오종종 채마밭 일구고
호미로 시 몇 줄 적다 지우고
더욱이 쓸쓸해지면 해풍에 실려
머나먼 창해까지 잃어버린 사람을 마중 나갔다
차랍차랍 누렁이 밥 먹는 소리* 들으러 오는

오로지 시 하나로 견디고 연명하였던
시인이 있었다




* 김태정 시『달마의 뒤란』에서 가져옴.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1-20 15:28:05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고현로2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 1등!!!!

ps; 일단 1등 찍어놓고 일도 하고 커피도 마시다가 돌아왔습니다.
우두망찰이라는 말이 정겹습니다.
자주 써먹어봐야겠습니다.
언어학자님께서 활연한 안산을 버려두고 홀연히 해남으로 가시고
소주 한 잔 찌끄리면서 해남의 정취와 시를 사사하심은 어떠실는지....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백

그 필생의 호흡...

시를 읽으니

동백의 절정을 노래한 어떤 시인의 시도 떠오릅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소서
시마을의 활맥 滑脈 같은 豁然 시인님,

-------------------------------------------

동백 피다 / 허영숙

아무도 살지 않는 그 집에는 내가 즐겨듣는 노래가 있지  노래가 나오던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해마다 바람이 그려놓은 악보들이 마당에 두껍게 쌓여 있지  바랭이, 개망초의 전주곡이 끝난 자리에
이름 모를 풀꽃들이 스스로 지닌 음계를 타고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피었다 지고
도돌이표를 따라 한 무리의 별들이 쏟아져 내리며 합창을 들려주기도 하지

나만 아는 그 집에는 오래 전 당신이 부르던 노래가 있었지  노래가 흘러나오던 입술을 열고 들어서면
잡풀만 무성한 마당, 저음 또는 고음이 가진 당신과 나의 불안한 옥타브를 베어버린 킬링필드, 그 들판에
우리의 노래는 이미 죽고 남은 몇 음절의 노래가 미완으로 남아 있지  달빛만 조명처럼 출렁이었다
사라지는 빈 무대를 바라보며 오래도록 당신의 노래를 기다리고 있던 겨울 날

집과 집의 경계를 깔고 앉아 당신의 지문이 묻은 악보를 뒤적이는데 성성 날리는 눈발이 피날레를
예고하더니 담벼락 밑에 서 있던 늙은 가수 하나가 목울대를 세우고 붉은 노래를 낭창낭창 부르기 시작했지
그 틈을 타고 오래 가두어둔 한 음절을 기침이 쏟아지도록 따라 불렀지
눈발 속에 당신이 붉게붉게 피고 있었지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마을의 활맥이 아니라, 거추장스런 존재겠지요.
더불어 읽는 시도 좋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황사의 야경을 두고 "필생의 호흡이 빛이 되어 대웅전 주춧돌이 환해지는 밤"이라 하였던 시인 김태정.
물질과 자본을 거부하고 자연과 더불어 청빈한 삶을 몸시로 또박또박 적어나갔던 시인.
비록 그녀의 생은 짧았으나 자연과 소통하며 우리에게 심어준 언어는 물푸레나무 만큼이나 푸른 어스럼으로 물들고 있다.

새해 첫 여정이었을 시간을 티 하나 없이 맑은 시로 채웠군요.
그러므로 지극한 마음 닿을 지점도 분명 환할 것입니다.
건강한 나날 이어가시길~.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 쓰는 자 중에 글 따로 몸 따로도 많지만, 또 시를 생각하고
시 정신으로 살다간 사람도 많은 듯싶어요. 시가 삶에 대한 질문이어서 그런 것인지.
시인은 못 죽는다,
동백으로 꽃 피는 산길로 늘 부활한다, 그러면 좋겠습니다.
몇 자 고친 것이고, 늘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역마살이 올라, 피둥피둥해졌습니다.
겨울엔 볼락의 까아만 눈이 오라, 부르는 듯.
아름다운 통영 잘 지키고 계십시오. 어떤 날은 참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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