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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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으며
설날 아침 세배를 하다가 덕담을 하다가
약을 털어 넣는다
형수님이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저승길 떠난 큰형님 체취가 물씬 풍긴다
보증 서달라면 전화기 꺼버렸던
동네 형들에게 맞고 오면 눈물을 닦아주듯
서로가 서로에게 눈금을 잰다
아버지의 짧은 생이라든가
요양원 성에 낀 어머니의 안부라던가
깜박 잊어버렸다는 듯
깜박 잊어버린 약을 털어 넣는다
당뇨에다 고지혈증
B형간염에다 고혈압을 이실직고 한다
마태복음 첫 장을 펼친다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
낳고 낳고
말술에 연초를 달고 살았던 벼룩할아버지의 내력과
시금치 이고 호랑이고개를 하루에 세 번이나 넘었다는
증조할머니의 이력을 추적한다
문득 금연클리닉에 갔다가
그것 보라며 끝끝내 고혈압 판정을 이끌어 낸
개나리꽃 같던 아가씨
겨우살이 움켜쥔 뿌리
실핏줄보다 성근 가족력 덫에 걸렸다
늙은 의사의 어눌한 말투와 불안한 눈빛
그놈의 종편 때문이라고 보건소를 나섰던
온통 고혈압에 걸린 겨울이다
눈길 휘청거리며
약 먹는 것 잊지말라는 중증골다공증 걸린 형수님 말이
팔뚝처럼 얼얼하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01 09:49:28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새해 첫날부터 얼얼한 말을 들으셨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정민기 시인님
설 명절 잘 보내고 계시지요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좋은시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지가 살아오며, 뼈저리게 터득한 게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사는 동안엔 <무조건 건강하자>입니다
사랑도, 시도 그 모두 건강해야 가능한 것
건강을 잃으면, 삶의 모든 의미는 퇴색하는 거 같더군요
오랜만에 인사 드리는데.. 정유년 새해 인사도 겸합니다
새해에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고 행복하소서
김선근 시인님,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무조건 건강하자/ 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다 이순을 넘은 형제들 새해 화두가 온통 건강 얘기뿐이었지요
저마다 병 하나쯤은 달고 살더군요
누구하나 온전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도 약이라곤 모르고 살았는데 이제 꼬박고박 약을 먹어야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
멀리 이국에서의 설날을 맞이하여 외롭고 쓸쓸하시겠습니다
제가 정유년생인데 정유년을 맞이했네요
안희선 시인님 늘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뵙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형수님 걱정이 끔찍하십니다
누가 먼저일지 모르는 세월
아무튼 새해엔 복 많이 가꾸소서
감사합니다
갑장회장님!
김선근님의 댓글

아쿠 반가워욤 테우리 갑장님
설 명절 잘 보내고 계시지요
네 오랜만에 만난 형제들과 서로 혈압을 재주며
건강하길 바라는 새해 아침이였습니다
세월에 순응하며 더욱 패기 넘치는 날들이기를 바랍니다
화이팅!!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회장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회장님!
설 명절에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즐겁고 행복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따로 안부 드리지 못 해서 송구 합니다
한해 동안 음으로 양으로 보살핌 주시어 감사 했습니다
건안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정유년 되시옵소서
회장님!
김선근님의 댓글

아이구 이제야 보았습니다
은영숙 시인님 참 반갑습니다 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
정유년 붉은 닭띠의 해가 밝았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건강이 최고라 하였지요
시인님 올해는 부디 건강하시어 모든 소망들이 성취되시길 바랍니다
항상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