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고립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평온한 고립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21회 작성일 17-01-28 14:01

본문

평온한 고립

 

이영균

 

 

마음이 허물어질 때는 차분히 가라앉힐 곳 찾아 무작정 길을 떠난다

 

해묵고 고즈넉한 그다지 낯설지 않은 그런 양지마을

바람 우묵한 무덤가 할미꽃 함초롬한 노모도 만나고

시오리쯤일 듯 깊숙해 보여 아늑한 초가에

계집아이와 소나기 긋던 벼 낟가리같이 아롱아롱한 호롱불도 만나

발바닥 곱은 두 다리 쭉 펴고 누우면

부린 몸 위로 허물어진 마음엔 호롱불 그림자 가물가물 내리는 

 

어둠의 기, 실할 때쯤이면 

바가지에 씨알이 굵은 감자 서너 알 까먹는 길고 푸근한 방에 눕고

 

밤 깊을수록 문창호지 점점 환해 오는 건 필시 밤새도록 폭설 쌓일 징조

폭설 무장하기에 누렁이도 제집에서 쥐 죽은 듯 기척이 없다

사박사박 초저녁을 에워싸던 눈꽃 이젠 수북수북 산천에 목화솜 세 채를 덮는다

 

노모의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에 그 밤이 다 물러가면

밤새 목화솜 세 채에 파묻혀 숙성했을 잠 햇살에 노랗게 금빛을 띤다

 

이불 개키듯 노인이 눈길을 내면 길섶은 실한 됫박인 듯 눈 둔덕 수북하여

나풀나풀 바깥세상으로 뛰어가는 아이들 머리끝만 달싹거리는 정오 가까워지고

눈이 녹아 처마 끝 철퍽철퍽 물 마시는 소리를 낸다

 

늙고 헐거워져 버려진 듯 겨우 사람의 숨결 딸막거리던 집 

옛집인 듯 내겐 새집이어서 깊고

노부부의 그 아침도 새날이어서 깊어지고 

눈 쌓인 오지마을도 오지여서 깊어 오지고

고립도 한 이래 더 깊어진다

 

 

 

* 명절 끝 식구들 다 돌아가고 덩그러니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01 09:50:10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감사합니다.
공연이 끝난 뒤 찾아드는 공허함 평온한 듯 참 견디기 힘들지요.
아니, 조금이라도 슬렁거리던 기다림 그마저도 다 쓸고 가지요. 썰렁하게 말입니다.
그 미묘한 감정의 고립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지요.
평안한 밤 되세요. 행운을 빕니다.

Total 6,151건 58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161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0 0 02-07
2160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9 0 02-07
2159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0 0 02-06
215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5 0 02-06
2157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7 0 02-06
2156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0 0 02-06
2155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8 0 02-06
215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0 02-06
2153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0 02-10
2152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9 0 02-09
2151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0 02-08
2150
생선구이 댓글+ 3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7 0 02-07
2149 실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0 0 02-06
2148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0 02-05
2147
뜬구름 찬가 댓글+ 2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6 0 02-04
2146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9 0 02-04
2145
어쩌다 복채 댓글+ 2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1 0 02-04
2144 목조주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2 0 02-03
2143
눈의 나이테 댓글+ 2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 0 02-03
2142 그린Cho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0 02-02
2141 실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1 0 02-02
2140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7 0 02-02
2139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 02-02
2138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 0 02-01
2137
콩깍지 댓글+ 16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7 0 02-01
2136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0 0 01-31
2135
낙지 댓글+ 1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8 0 01-30
2134
수리부엉이 댓글+ 14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3 0 01-30
213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3 0 01-29
2132
발바닥 댓글+ 2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2 0 01-28
열람중
평온한 고립 댓글+ 2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2 0 01-28
2130
약을 먹으며 댓글+ 8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0 01-28
2129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9 0 01-28
2128
어부 /秋影塔 댓글+ 4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7 0 01-27
2127
품앗이 댓글+ 4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7 0 01-26
2126
목련 댓글+ 4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0 0 01-25
2125
매듭을 묶다 댓글+ 2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8 0 01-24
2124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 01-24
2123
AM 0:00 댓글+ 2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6 0 01-24
2122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8 0 01-23
2121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 0 01-22
2120
다모토리 댓글+ 10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0 0 01-20
2119 박주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0 0 01-19
2118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8 0 01-19
2117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3 0 01-19
211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 0 01-19
2115
필생의 호흡 댓글+ 12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6 0 01-18
211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5 0 01-18
2113
구두 댓글+ 5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2 0 01-18
2112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9 0 01-16
2111
손등,손바닥 댓글+ 2
김명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1 0 01-16
2110 aqualik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7 0 01-16
2109
즐거운 식사 댓글+ 4
낭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3 0 01-16
2108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9 0 01-15
2107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5 0 01-15
2106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1 0 01-14
2105 박주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0 01-14
2104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0 01-12
210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8 0 01-12
2102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0 01-12
2101 민낯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 0 01-11
2100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6 0 01-11
2099 민낯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6 0 01-11
209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2 0 01-11
2097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7 0 01-10
2096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7 0 01-10
2095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7 0 01-09
2094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 0 01-09
2093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 0 01-09
209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6 0 01-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