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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구이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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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2회 작성일 17-02-08 07:22

본문

 

우럭구이 먹다





석쇠 위에 누우면 뜨거움은 어디에 있나

불과 몸의 안쪽과 바깥



세상의 석세위에 당신이 누우면

그 뜨거움을 누가 먹어치우나

살점 속으로 들어온 안쪽과 바깥



당신들은 시장기에 유혹당했고

나는 그 유혹을 중매 서는 재미에 빠졌는데

서로 뒤척거림이 끝날 때 남은 뼈 속에서



남아 있는 마지막 입맛의 유언은 무엇이었나

불 맛과 저승으로 향한 시간 차이



단단하게 남은 대가리와 몸 통 뼈와 꼬리

실어증 걸린 환자처럼 멍하니 누워버린

당신과 나의 간격은 미지수



나는 우럭의 눈알과 마주치면서

그 눈알을 빼내고 입안으로 던져 넣아 씹는다

만개의 바다 영상을 자근자근 터뜨리며



우럭에게 물어본다

억지 같은 말을 건네면서

가슴 밑을 주물러 흘러내리게 하는 눈물처럼



뜨거움을 먹은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있나

불과 몸 안 몸 밖



입술 한번 쓰윽 훔치고 앞으로 시선을 던진 당신들은

진열장에 전시된 상품 목록 같다



모호한 온기로 서로를 더듬어야 할 것 같다

뜨거움을 늘였다 줄였다

마지막 젓가락질에



우린 뜨거움으로 처음 만난 사람들 같다

우럭 몸 깊은 곳에서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10 12:59:5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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