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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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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주5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18회 작성일 17-01-02 16:03

본문

폭설

이 명 주

9일째, 이제

모든 것이 고요하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앞에

하늘만이 유일하게 면제받은 땅

공원 벤치, 주차장에 차들이 어젯밤 흰 무덤에

매장됐다. 휴교령이 내려지고

가끔씩 들리던 제설차에 사이렌 소리도 끊겼다

어제까지 우리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빙하시대 유령들 틈에서

하지만 오늘, 제 기능이 마비되는 도시는

삶 속에서 모든 것이 내려앉고 펼쳐지는 지평위에

우리의 것이 아닌 그들에 것을 찾아 나선

거대한 눈(目)을 바라보았다

회한을 품은 듯, 끝없이 회항하는 눈

이대로 눈이 그치지 않는다면 위대한 종말,

혹은 또 다른 세상의 시작

슬픈 태곳적 암말들이 자작나무 숲에서 바라다보는

위대한 광경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1-05 14:19:0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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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1-05 15:25

암말들이 자작나무 숲에서 바라다보는...이 심쿵, 하게 합니다
늦게나마 좋은 시 읽어 기분 좋습니다
문운 기원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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