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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벤치

 

그의 뼈는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무 몇 조각도 이음새를 조인 나사도 편안함을 제공해줄

그 어떤 조건도 스스로 지니지 못했다

이름도 국적도 불투명한 나무

공원을 조성하는 일부분이었을 뿐

그의 뼈마디를 살펴보면 어디선가 살았던 나이테의 흔적뿐인

허전한 골격이 피곤한 육신과 정신을 잠시 잡고 있었다

그의 각진 가슴에 앉아 봐도

나의 한순간의 생각과 시간을 합해보아도

잠시 몇 번의 만남과 서로의 느낌을 나누어 보아도

느껴지는 건 딱딱하게 굳어 있는 침묵일 뿐

내 생애에 한순간을 수시로 그에게 의탁 했음에도

나의 피곤한 육신을 상납했음에도

그는 살아 있는 언어로 말을 나에게 건네지 못했다

날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앉았다 가는 의자였을 뿐

그의 나사가 하나씩 빠져 흔들리기 시작된 것도

죽은 뼈에서 다시 뼈로 떠나려 하는 용도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느껴지는 온기를 나누고 싶어 했던 것

그렇게 덩그런히 서 있지 아니하면 아무도 찾아 주는 이 없는

워낙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한 시간들의 것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1-14 22:47:3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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