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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고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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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려그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50회 작성일 16-11-28 18:09

본문

화장을 고치고

 

 

 

손에 닿을 리 없는 나뭇잎 한 장이 그대라면

나뭇잎을 매달고 있는 나무를 향해

처음 눈을 뜬 아이처럼

나무쪽으로 돌아앉아 손짓을 하면

연서를 쓰던 손가락이 쏟아져 내린다

한번 떠나면 오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

누에처럼 눈썹 그리고

앵두처럼 입술 물들이고

노들강변에 떠 있는 빈 배처럼 흔들릴 것이다

오랜 세월 흘러오는 동안

이미 식어버린 체온으로

남은 꽃이나 피우는 늙은 투전꾼 같은 꽃나무 한 그루인 나는

이른 봄 피어나는 매화 백분 곱게 바르고

분합마냥 환해질 것이다

발목도 없는 다리로 번져가는 꽃무늬들

그대 그림자는 오른쪽에 있었던가 왼쪽에 있었던가

그대 노래는 콧노래였나 내게 겹쳐졌던가

그대에게 흘러가는 나를,

상상해보네

나무가 있는 곳이 서늘해지네

그대를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6-12-04 12:13:1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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