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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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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이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7회 작성일 16-12-09 17:51

본문

당신을 외웁니다

 
울긋 불긋한 날들을 함께 지냈는데 갑자기 당신을 잃어 버렸어요

낙엽 꽉 찬 거리보다 빈자리가 훨씬 웃자라 보일 때면
돌돌 말아놓은 허기가 퍼지는 뽀얀 국물에 늦둥이를 말아 먹었는데
머리가 가려워 긁고 보면 흰머리 사이를 깔깔거리며 놀고 있네요

당신은 밤새 안녕하였는가요

느리게 흐르는 문자들로 빈방을 위로할 궁리를 할 때도
*살기 위해 벌은 날고 뱀은 기고 물고기는 헤엄을 치겠지요
낙엽 떨어 뜨리는 마음은 또 언제쯤 이해할 수 있을까요

모든 그리운 것의 풍경이 된 당신

하루가 붉은 석양으로 닫힐 때도
쪽달이 떴다가 평행하게 회전하며 사라져 갈 때도
배경에서 초신성이 폭발하며 낙멸해 갈 때도

사라지는 것은 기억이고 남아지는 것을 추억이라고 한다면
언제나 방은 비어있고 풍경은 영원히 기억될 테죠

그렇다면 추억은 없고 남아지는 것은 그저 오래 된 생각 뿐일런지요
 
 
------------------
 *래프 톨스토이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6-12-13 13:36:5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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