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비둘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지친 비둘기 / 최 현덕
옥수수 알갱이 따라
이리몰리고 저리 몰리는
숫 컷에 깃 싸움이 치열하다
하나 둘 모여든 비둘기는 어느새
입원 병동 옥상 외진 쉼터에 가득 찼다
톡, 톡 뜯어서 한 알 두 알 던진다
소리에 민감하고 눈치 100단인 비둘기 부리가
손가락 움직임 따라 하늘한번 땅한번 장단을 친다
통증 수위에 따라 이리뒤척 저리뒤척 내 모습이나
배곯은 비둘기 이리몰리고 저리몰리는 애달픔이나
동병상련(同病相憐) 아닌가
깃 바랜 한 마리의 머저리 비둘기
외진쉼터 외진구석에 멀대 같이 서 있다
작은 눈마저 보일 듯 말 듯, 반은 감겨 있다
가까운 거리로 다가 선다
이놈, 하늘 한 번, 땅 한 번 꾸벅 꾸벅 조아린다
이런 불쌍한 것, 쯧쯔으 꼭꼭 쪼스거라
저런!…저런,
바보 같이 주는 밥도 못 챙기고 빼앗기기는
쯧쯔으….
몇 번의 시도를 실패로 끝낸 머저리 비둘기
축 쳐진 깃털만 푸득 거린다
깃이 있어도 부리가 있어도 의욕을 잃어 버린 무력증
항암 휴유증으로 모든 걸 거부 하는 삶의 거식증
눈치 100단인 날 짐승의 눈까풀이 스르륵 잠긴다
거울을 들여다보는 자화상이다
가여운 것, 주는 것도 못 먹다니......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6-12-20 10:45:27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무릉계곡에 비둘기와 망중한 시간이 정겹습니다.
모이를 주워 먹는 비둘기 떼,
그 중에 힘이 부친 비둘기가 유난히 가슴에 남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비둘기와 함께한 시간이
따뜻하게 느껴져 갚숙이 전해 집니다.
건강과 평안을 빕니다.
callgogo님의 댓글

입원 병동에 있을 적에 써 놓은 글을 옮겨 봤습니다.
이곳 부산은 무릉계곡과는 천양지차 이군요 포근합니다
오늘은 아내와 장어탕으로 몸 보신 하려 합니다.
유명한 집이 있지요 저단가 고품질,
한번 들리시면 대접하리다
고맙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건 필하소서
callgogo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시인님!
송년회에서 뵈온 모습이 선 합니다.
건강해 보이는 보습이 제일 부러웠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힐링님의 댓글

"하늘 한 번 땅 한 번 장단을 친다"
관찰자의 예리한 눈빛은 거기까지 파고들어
짚어내는 능력은 탐실한 가를 증명해 보입니다.
또한 비둘기와 말착성을 통해서
얻어내는 생과 비둘기를 도임해서 이 선상에 놓고
바라보는 이 사유가 주는 힘은 무엇과 비교할
없는 시향을 가져오고게 합니다.
callgogo 시인님!
callgogo님의 댓글

자연의 조화는 인간의 스승이지요
조화속에 부딫기며 생과 투쟁하는 미물들의 모습이 우리네의 자화상 일 듯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멀뚱히 앉아있다가 지친 비둘기처럼 꿈뻑 졸았습니다
콜콜하는 소리에 고고하며 머물럿습니다
제 자화상처럼 비치는 시향에
감사합니다
callgogo님의 댓글

아무렴, 지친비둘기처럼 졸면 되겠습니까 ㅎ ㅎ ㅎ
한해를 보내며, 김태운 시인님을 비롯하여 창방 문우님들의 염려지덕에 감사올립니다.
나날이 좋아지는 건강속에 살 맛 납니다. 이젠.
고맙습니다.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어찌 몸이라도 불편하신가요?
그런 느낌을 주는 글 같네요.
다 넘어간 돈(富)도 게워내놔야 할
족속들도 있는 요즘입니다.
빠른 쾌유를 빕니다. 편찮으시다면···
감사합니다. ^^
callgogo님의 댓글

심려를 끼쳐서 송구합니다
올 초에 입원병동에 있을 적 끄적거린거 옮겨봤습니다
부산 집에 와서 몸건강히 잘있습니다
문우님들 염려지덕 입니다
강건하시기바랍니다
코스모스갤럭시님의 댓글

시이님 조금 염려가 됩니다. 또 병원에 투석하러 가셨는가 봅니다.
도시의 비둘기를 통해 화자의 아픈 심증을 충분히 투영하셨다고 보고
비둘기를 위로하는 멘트는 충분히 독자의 깊은 마음의 우물을 울릴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매일 시를 길어올리시는 와성한 작업에 박수를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쾌차하십시오.
callgogo님의 댓글

미안합니다 시인님,
올초에 입원병동 일기 입니다
심려를 끼쳤구려 죄송,
한해 마무리 잘하시구 건강하소서
책벌레09님의 댓글

그 마음, 잘 감상했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callgogo님의 댓글

고맙습니다 정시인님!
한해 얼마 안 남은 날 줄 위에 복운이 가득 걸리길 축원합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그랬었군요
건필하십시요
오래도록 말이지요
callgogo님의 댓글

고맙습니다
염려지덕에 쾌차 하고 있지요
지친비둘기는 게을러서 탈이 난거지요
인간도 똑 같습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