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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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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육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7회 작성일 16-11-04 22:54

본문

나의 아이야.




늦은 가을 ……

늙은 나무 아래 늙은 어미개가 쉬고 있다.

나무의 몸도 까맣고 어미 개의 젖도 까맣고

엄마가 되고 싶었던 그 소녀의 이름 석자도

지금 까맣다.

소녀가 물었다.

초록빛 땅을 아니, 초록빛 냇물을 아니

초록빛 하늘을 아니, 나의 아이를 아니?

소녀가 미소 지었다.

나도 미소를 지었다.

소녀의 미소 안으로 초록빛 아이들이

나왔다가 숨었고 그때부터 소녀는 엄마가 되었다.


나무가 키워낸 것들과 지금 혼자 남겨진 어미 개와

추수가 끝난 들판과 텅 빈 정자 안으로

가벼운 바람만 드나들고 나는 다시 찾아와

어미를 찾는다.

좁게 변한 냇물이 차다.

소녀는 손을 담그며 나의 아이야 했다.

내가 죽으면 다시 한 잎 낙엽처럼 부질없이

태어나고 싶다.


나의 아이야!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1-10 10:59:3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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