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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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 cyt
낙엽들이 구석에 모여 든다
행인들의 시선은 구석을 지나 저만치 앞서 간다
구두도 운동화도 낙엽에겐 모두 점령군의 군화다
발길을 피해 밀려 온 곳은 늘 낙엽들로 버석거린다
이따금 찾아 온 바람이 발레리나처럼 턴 할 때
낙엽들이 들썩인다
상승기류를 타고 오를 꿈이 또 한 번 털썩 내려진다
추락이 아니라 명예로운 활강을 택한 것 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푸른 기운 남아 있을 때가 낫다는 말도 들렸었다
잎새에서 낙엽으로 호칭이 바뀐 뒤부터 청각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사람들 수군거리는 소리에 바쁜 척도 해야 했다
시들어 말라비틀어져 있어도 나무에 매달려 있었을 땐
내려 갈 수 있는 아래가 있었다
더 내려갈 곳도 숨을 곳도 없는 구석에서
활강을 거부한 채 매달려 있는 잎새를 바라본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1-11 18:23:49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purewater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작가님!
포토방 한번도 인사 못 드려서 송구 합니다 비실이라
골골이라서요 혜량 하시옵소서
낙엽의 명퇴라...... 기발한 시심 속에 갈채를 보냅니다
즐거운 감상 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옵소서
작가님!
purewater님의 댓글

은영숙님
사진은 그 자리 그 순간에 보지 못한 분들에게 보여 줄 마음으로 찍고
시는 제가 그 순간의 생각이나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남겨 둘 뿐인데
늘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