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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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2
물기 빠질 때로 빠진 끝에 서면 누구나
지금 있던 자리를 탈피하고 싶어 한번쯤은 뛰어내리고 싶어 하지
뉴스에서 자살하려다 실패한 사람
생기 없는 얼굴같이 변한 낙엽
튼실한 사업채처럼 무수히 많은 잎을 만들어 냈던 나무
바닥에 너부러져 이리 딩굴 저리 딩굴
활력을 잃어버리고, 내 몰리듯 가지 끝에서 추방당했던가
가을비가 억지로 적셔준 물기에 갈증을 해소해 보려 했지만
어디론가 자꾸 몰아붙이는 물살의 힘에 더 외진 곳으로 밀려버린
낙엽 같은 남자가 더 생각난다 봄 여름 그 좋았던 행복에
추억이 잎사귀 속으로 들어앉았다
조금 더 지금의 자리를 버티며 살아 보려고 바닥에 주저앉아
겨우 남아 있는 몸이 바스라지는 일 없도록 더 낮게 엎드려
사람들의 발밑에서 신음 소리 내고 있는 것이리라
더 이상 푸른 빛 몸 지닐 수 없어 바람에 나플거리다 떠밀려가더라도
한 생의 추억으로 목축이며 가는 것이겠지
지천에 널린 것이 낙엽이라고, 주욱 한번 보고 가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해마다 무심하게 흘려보내버린 낙엽의 말이 가슴을 자꾸 져려 오는 계절
지금 인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바스락 하며 날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6-11-22 18:11:3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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