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3> 어느 말의 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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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말의 내력
나랏말씀 중 홀소리 하나가 점 하나로 뚝 떨어진 곳
머리말은 애당초 이 말에서부터다
‘ᄆᆞᆯ’,
몽골의 씨앗이 몽생이로 한 세기를 몽땅 이 섬에 뿌리내렸지
어차피 우리는 우라질 우랄 거시기 알타리어족이었지만,
‘말은 제주에서 사람은 서울에서’라는 경전이 있었지 아직 덜된 망아지 그 말의 고삐에 이끌려 서울로 향했지 쌍코피가 말의 콧방귀처럼 씽씽 터지던 우여의 곡절 씀씀이가 모자라 일당이 막장이던 푼돈의 시절 잘못하면 망나니가 되겠다싶었으니 마침 잘나가던 사막으로 쪽이 팔려나갔지 그럭저럭 모래바람에 휩싸였지 낙타의 등짝이 말잔등처럼 얼씬거렸지 어차피 회색에 바짝 조아린 황색이었으니 그들을 따르는 것이 상책의 오일달러였으니...
이후 방방과 곡곡으로 씀씀이를 따라 발굽의 방향을 바꾸던
말, 마침내 떠오른 말씀을 따르기로 했는데
‘말은 제주에서...’라는 경전을,
쏼라 쏼라
소리마저 한韓이 한漢으로 한라 漢拏에 뒤섞여버린 지금
옛말의 꼬리조차 종적을 감춰버린 여긴
떼와 때가 엉킨 바오젠 거리*다
어느덧,
말미에 중언부언이 어색해져버린
혼돈의 지경이다
* 제주도가 2010년 제주시 연동에 조성한 차 없는 거리. 이전 제주 로데오 거리로, 2011년 9월 중국 건강용품업체 바오젠그룹 직원 1만 1000명이 방문한 이후 대규모 외국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제주도가 이를 기념하기 위해 거리 이름을 바꾼 것이다. 바오젠 거리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遊客)이 많이 찾아 「제주 속의 중국」으로 불린다. 이곳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상권은 연동의 주요 간선도로를 타고 빠르게 확장 중이며, 부동산 가치 역시 급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중국 자본이 상권을 조금씩 잠식하거나 임대료가 폭등하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17 06:59:17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훈민정음..
올바른 소리를 백성들에게 가르치다
엊그제가 한글날이었지만
사실, 오늘의 한글은 만신창이죠
무분별한 외래어의 남용은 차치하더라도, 낮도깨비 같은 신조어들이 판을 치는..
(요즘 10대들이 사용하는 말은 통역이 필요할 정도)
사실, 한 나라의 말이란 건 그 나라 국민의 정신이나 마찬가지인데
요즘 한국인들치고 精神醫의 진료대상이 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죠
괴상망측하게 변질되어가는 우리 말도 그 결과인듯 하고..
국어학자들이 손을 놓고 있으면, 소위 문학을 한다는 이들만이라도
국어를 지키고 좀 더 나은 우리 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니 이 나라의 말(타는 말 말고)은 그 앞날이 암담합니다
말(言)과 말(馬)을 대비한 진술이 인상적입니다
제주도에 사시나 봅니다
제주섬은 제 일생에 딱, 한번 가보았지만
그곳은 이미 짱깨들의 섬이 되어있다지요
그 잘난 창조경제 덕에 아름다웠던 제주는 아주 망가진 느낌..
시의 결구처럼 혼돈의 지경입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맥심 시인님,
麥諶님의 댓글

귀한 걸음에 우선 감사드립니다
제주는 지금 중국의 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간판의 글씨며 떠들썩한 말씨며 온통 그들의 천국이지요
이러다간 제주말도 얼마 못가 사라질듯합니다
이 섬 사람들도 이젠 어색해하는가 봅니다
중국말과 한자 아닌 약자- <간자> -가 판을 치니
이 섬에 삼아남으려면
우선 그 글부터 그 말부터 배워야겠습니다
오는 걸음 거듭 감사드립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제주신문
'시로 여는 제주 아침'
http://www.jejupress.co.kr/search_yonhap/#
제주에 관한 시와 시조가 수두룩합니다.
도움이 되실 것도 같아서.... 요
뉘신가 했습니다.
麥諶님의 댓글

제주신보. 변종태 시인...
잘 알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주신문, 오승철 시조시인 코너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