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9]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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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망치같은 남편과 드라이버같은 아내가 있다
노년의 그들은 서로 몸을 기댄 채 노후를 보내고 있다
남편의 목질 가슴팍에 아내는 금속성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한때 남편의 투자방식은 한방이었다
환율과 재무제표는 한방에 걸림돌이었다
못의 성질을 무시한 채 한방을 노리다가 튕기는 못에
다치기도 하고 못이 부러지기도 했다
어쩌다 한방에 박힌 못은 맞댄 판자를 관통하지 못했다
망치식 투자방식에 막대한 손실을 본 가계
아내는 드라이버식 투자방식으로 만회했다
하루를 돌리면 0.1밀리씩 박히는 나사못
마루와 마루사이에 골짜기가 있고 낭떠러지가 있었다
나사못 하나를 박는데 10년이 걸렸다
그 후 한방을 함부로 쓰지 않는 망치
망치를 내조하는 드라이버의 느리지만 확실한 투자방식에
망치는 결국 열 번에 못 박을 각오를 다진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17 07:29:05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역시,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언어의 연금술사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화려한 언어의 시입니다. 화장하지 않은 민낯이 좋습니다. 묘사의 힘!
이 시 이미지 이벤트에 선정해주지 않으면, 정말 좋은 시를 놓치는 겁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민낯님의 댓글의 댓글

갈길이 멀고 산넘어 산입니다.
들려주신 책벌레시인님 감사합니다.
문운과 건강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