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7] 잃어버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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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 /
친구여!
그 즈음 나의 열병은 나을 기미가 보이질 않고
나는 자신에게 완전히 포기 당한 채
오로지 연명 당하는
하나의 미물에 불과 했었네
그렇게 아픈 영혼이면서도 내게는
열꽃처럼 피워 오를 무엇이 있다고 믿었는데
그건 손만 뻗으면 잡힐 것 같은 理想이었네
그러한 믿음은 나를 밤바다로 이끌었으며
꽃이 피어 만발한 밤 항구의 나즉한 아름다움에
나는 홀로 취하여 끝임 없이 밤바다를 걸었네
멀고 막막한 저 바다 건너에서
메마른 타이티의 꽃내음이 실려오고
고뇌하는 고호의 기침소리는
숨찬 열정의 밤바람과 함께 다가와
내 아픈 영혼을 노래하게 속삭였네
그날의 밤바다는 마치 내 인생의 종착역처럼
항구를 떠날 수 없도록 나를 붙잡았으나
무너져가는 思惟 앞에서
하루와 하루가 주저하는
그 자정의 시간을 아끼면서 물러나듯
나는 아쉬움 가득한 그곳을 떠나 와서
포말 일지 않는 영혼의 別離처럼 별일 없는 듯
열정이 꺼진 평온 속에서 평화롭게 살아 왔다네
친구여! 그런데,
지금에 와 생각하니 그 시간은
육신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 들을 때마다
그토록 내가 찾아 헤매던 잃어버린 시간이었네
진정 처절 하리만큼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13 09:44:04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제가 그 언젠가 말한 적 있었지만
오늘의 시가 詩로서 존재할 수 있는 이유를 굳이 하나 들라고 한다면
그건 현실이 안겨주는 수많은 절망과 단절의식의 표백 漂白이란 생각입니다
깊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기에요
아랐죠?
꽃맘 시인님,
핑크샤워님의 댓글의 댓글

전 늘 시인님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한쪽에 치우치지않고
형평성을 유지하는 박식함 때문이죠
시인님도 건강하세요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책벌레09님의 댓글

표현이 살아있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핑크샤워님의 댓글의 댓글

정민기 시인님, 부지런도 하셔라^^!
이제 동시에서 서정시로 영역을 확대하시는 군요
동시를 잘 쓰시니 서정시도 물론 잘 쓰실 것이라는 생각요
귀한 걸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