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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남자<이미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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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95회 작성일 16-10-05 17:28

본문

바람의 남자

 


바람의 돈을 세다가 손바닥에 가뭄이 들었다
멍하게 때리는 공허함의 무게에 바람구멍의 숫자가
하루를 들었다 놓았다한다
몸 흔들어 아픈 표현 감추려고 억지 웃음 짓지만
바람의 잔고는 물 통장의 흐름에 떠내려가고
가진 것은 빈 바람의 논 바닦
혹시나 하고 가슴 깊은 곳에서 석양지는 노을 풀어보았지만
찾아오는 것은 컴컴한 어둠
위안삼아 별에게 바람의 길을 열어주려 했지만
평생을 한 곳에서 한 가지 소원에 먼 길 가는 것에
마음이 쏠리기도 했다
바라만 보면 살면서 비바람의 세간 살이 감촉을
누가 가져갈 것 같아 욕심내어 몸으로 받아내었다
작열하는 태양에 귓 말이라도 전하고 싶었고
생의 가을 끝에서 눈물이라도 흘려보고 싶었다
터벅터벅 바람의 길을 더듬으면서
이제 남은 무게의 부피가 얼마나 될까 가늠해보지만
동전 한 잎 보다 더 작게 느껴진다
하지만 바람의 지폐세상에서
한 장의 내가
한 장의 네가
서로 마주하면서 억지웃음이라도 지으며 살아야겠지
바람의 주름살이 늘어갈수록
볏짚의 몸은 썩어 더 큰 바람의 길이 생기겠지
혼자 그래 그래 자기위안으로
허기지는 하루를 달래면서
황혼의 끝을 보듬고
더 욕심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현실에
오랫동안 생각해온 이름 하나 써놓고
바람의 안녕이란 물음표로
뼈마디 으스스한 일으킴에
하늘을 다시 한 번 보며.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13 09:47:4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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