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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3. 환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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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헤엄치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001회 작성일 16-10-05 22:48

본문


태어나지 않는 거야말로 가장 편한 순간이었을 테다

고동과 심연이 한 데 뒹구는 길고 긴 꿈속에서

고통의 오행 그 모든 감각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지 못한

그냥 단세포로 엉겨 있던 상태,

그것만이 전부인 게 썩 좋았을 테다


이윽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가

모성에 감싸 안겨 뼈와 살이 조화를 이뤘고

원죄의 시작인 아귀가 다섯 조각으로 갈라졌지

작은 심장 안에 피가 흐르고 있단 걸 느꼈겠다.


얼마나 달콤했을 텐가?

빛을 보지 말고 딱 거기까지면 좋았을 것을

탯줄에 목이 감겨 질식했어야 할 것을

태어났기에 이루지 못한 소원은

삶 그 자체를 부여받지 않는 것뿐


탄생은 자연의 위대한 시도며 축복받을 일이라고?

아니. 비극적인 윤회를 되풀이할 고문의 첫 바퀴였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13 09:48:53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헤엄치는새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헤엄치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구님도 즐거운 시간 되세요~
십년님 뭐든 나누는 게 인지상정이죠.
그럼 전 이만 환멸이 나서 총총.
환멸이 난다, 이 엿같은 세상! 술 졸라 쳐먹고 뒈져 버릴테다!

_v_비홍님의 댓글

profile_image _v_비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헤엄님 제 모토가 님처럼 환멸나는 더러움을 좀 더 구체적으로 잘나보이게 적는건데
님은 어느정도 그게 가능하고 그걸 적어놓은걸 보니 욕심이 생기네요 힘내세요 저보다 나으신거 같은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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