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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ism에 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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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미시령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5회 작성일 16-09-1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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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ism에 관하다/ 미시령 길

해발 850미터
큰 바위 절벽에 뻗은 풀의 뿌리를 보았다


지층이 얕아 하얗게 드러난,
어둠에 묻히지 못하는 그녀들처럼
하얗게 벗지 않고는 밥을 벌지 못하는,
박복이 날려온 모래 같은 그녀들처럼

어둠에 묻어 갈 수 없는 ,
뿌리를 덮는 생존의 토양까지
거짓은 아닌지 털어내고 마는 그들처럼
죽어서도 흙에 파 묻는 뼈를,
살 밖으로 드러내고서야 살아 있는 그들처럼,

노출증 걸린 생애들이
바람을 끌어다 어둠을 태운
하얀 촛농 덩어리 같은 뿌리를 드러내고
자신을 폭로하며
바위 절벽과 생을 접붙이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9-12 18:44:04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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