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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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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083회 작성일 16-09-14 08:30

본문

사각, 사각, 신발이 땅을 베어 먹고 있다
발자국은 이빨 자국이다
뒷굽은 어금니와 같은 것이다
발은 잇몸인 셈이다
신발도 무언가 먹어야 하지 않겠나
아스팔트 콘크리트 바닥은 단단하여
씹지를 못하는구나
그러니, 너무 포장된 음식 있는 곳으로만
걷게 하지 마라
음식을 놓고 그림의 떡처럼 만들지 마라
신발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맨땅 위를 걸어주어야 하지 않겠나
누런 황토의 찰밥을 먹여야 하지 않겠나
풀 위를 걸어 나물도 먹여야 하지 않겠나
가끔은 모래 위를 걸어 부드러운 죽도
먹여야 하지 않겠나 않겠나...
하루종일 고단한 신발을 벗어 틀니처럼
신발장에 잘 보관하도록 하여라
칫솔질도 자주 해주어라
답답했던 잇몸도 수고했다고
잘 씻어주고
더러 맛사지도 해주고 그래라
잇몸이 아픈데 성할 이, 있겠나
그 단단한 음식,
뒷굽이 나가고 있다
터지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9-18 12:53:2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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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현로2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까만 밤하늘에 신성처럼 나타난 별빛이 반짝이는군요.
시가 재밌고 즐거워요. 반갑습니다.
이곳은 친목이 강한 공간이라 별똥별처럼 사라지는 분들을
많이 보아와서 낯선 별빛은 잠시 지켜만보곤 한답니다.
그렇다고 시가 이상해서 그렇겠지 곡해하시면 안 되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갈길 쭉쭉 가는 게 좋답니다.
모르긴 몰라도 님은 곧 빅스타가 되실 겁니다.
그때까지 고독과 독거와 서러움을 자알 이겨내시길......

-10년을 보낸듯 한 2년차 올림

곽진구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곽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후후.,속이 후련함...경쾌, 발랄, 그러면서도 찌르는데마다 정곡....신선한 충격...프린트 해서 교본 삼고 싶음요..

술 한잔 사드리고 싶음요.  이렇게 공부가 되는 시를 주시다니...감사함요.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금은 따듯한 시 같습니다.
신발로 멋진 시를 빚으셨네요.
저도 신발을 위해 아스팔트가 아니 흙도 밟고, 풀밭도 밟아줘야 겠어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추석 명절 행복하세요.
늘 건필하소서,고나plm 시인님.

미스터한공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스터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경쾌한 재미뿐만 아니라 따뜻함도 느껴집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만남이 기대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재치가 번득이는군요
님 짱 먹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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