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기 동산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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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된 은행나무가 집 뜰
한켠에 살고 있다
다른 정인이 녀석과 마주보다 살았으나
일찍히 병들고 아퍼 제 목숨 손수 거두었다
밑둥을 케내고 가지 가지 마디마다 잘라내
한겨울 땔감으로 써선지
녀석은 불알 한켠이 잘려 나간듯이
이 가을 햇살 너무도 외롭다
많던 열대도 줄고 잎들이 바래어 힘이 든 모양이다
녀석을 달래 주는건 한켠에 자리잡은 바둑이와
성난 투견의 외침소리, 아스라히 자리잡은 까치들과 잔뜩 머리에 인
구름과 폭우들
더러는 내려주는 햇살의 정기가 불편하고 외로운 삶에
그나마의 위안이다
낯선 손님이 이맘때면 다녀간다
그래 반려를 도륙당한 한많은 은행나무는 노을을 짊어져서인지
황혼녘이면 그의 노래가 젖어든다
어느덧 밤이 깊을 즈음 바람이 휘파람을 불며
별들의 알 수 없는
건반음이 실개천과 냇물의 내믕과 합쳐 노래를 한다
동산지기 뜰애는 피아노의 숲이 밌다 녀석의 자리 한켠으로 자리잡아
한밤의 협연이 이루어 진다. 외로운 삶은 쇼팽을 노래한다.
운명의 소네트 아니 소나타가 잔잔히 유유히 흘러
감미로운 잎을 부드럽게 매만지고 달래준다
녀석은, 가을은 외롭지만은 않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9-21 14:36:05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호른오보에로님의 댓글

은행나무 아래 살던 일찍히 병들어 죽게된 애완견 한마리를 묻어준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자리에는 아주 작고 귀여운 복실한 강아지가 자리를 잡고 터줏대감 마냥 위엄있게 까불어 댑니다. 귀여운 녀석이지요 일찍히 은행나무 한그루가 이놈과 마주보며 고향집과 함께 무럭무럭 자라고 제 유년과 학창시절의 동무로 자라었는데 제가 나이가 들고 다자란 성인즈음에 은행나무가 병들고 말았습니다. 저는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나무를 자르고 뿌리채 캐 내었습니다. 안 그러면 다른놈도 병든다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 시점으로 부터 지금 뜰에 자리잡은 은행나무는 예전만치 은행을 맺지는 못합니다. 그나마 관리를 해 주어 다행입니다.
베르사유의장미님의 댓글

네 님 잘 보고 가옵니다
제가 아는거라곤 노란 은행잎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것 . . .
님 감사드리옵니다
노란은행잎처럼 곱고 예쁘게 사랑스럽게 잘 보내시옵소서 라랄라 랄라 라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