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영역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거미의 영역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강현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9회 작성일 16-08-12 11:35

본문

거미의 영역   /강현진

 

 

산길을 오르다 너무 흔해서 이름표도 붙여 놓지 않는

상수리 나무, 누가 당겼는지 단이 뜯어진 잎사귀 밑으로

긴 실오라기 하나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투명하고 반짝이는, 그리고 질긴

 

저 실로 급히 저공에 감침질 해버린 호랑나비는

끝끝내 그 위풍당당한 호랑 무늬를 되찾지 못했다

 

말쑥한 정장을 차려 입고 호텔 회전문을 향해 돌아 서는데

빵빵, 그가 내린 셔트문을 두드리듯 나를 불렀다

그냥 타! 라면 타버리자, 백미러처럼 반짝 웃으며 돌아 보는데

이제껏 떠나 왔던 길이 겨우 다섯 발자국인듯 돌아 가는데

일부러 한 칫수 작게 고른 스커트 엉덩이에서

징그러운 벌레처럼 길게도 반짝이는 실오라기 한 가닥,

실가닥을 더듬어 잡던 그의 손이 거미줄 한 복판에서

밤을 세워 짠 세계가 울지 않도록 팽팽하게 당기고 있다

 

거미는 늘 자신이 직조한 세계에 낙관을 찍거나 사인을 했다

20평 짜리 아파트의 천정과 벽 세 면의 모서리가

신혼처럼 부딪히는 단꿈의 언저리에도  갈겨쓴 사인이 있었다

남편이 실직을 하고, 아이들과 식구들의 입에도

그가 하얗게 사인을 하고 저작권을 주장 할 것 같아

거미처럼 마르도록 뛰어다니며 배신의 덫을 철거했다

 

아무도 나무에 붙은 실오라기를 떼어주지 않는다

거미가 직조한 세계 밖으로 나무가 걸어 나가지 않고

그 곁에 증거처럼 거미의 투명한 베틀이 놓여져 있었고

거미 또한 아직은 유효 하다며

나무의 아킬레스건을 슬쩍 거드려 볼 아직이 다 직조 되어

나무 또한 시간 전부가 너덜너덜 해져

백 개 천 개의 실오라기를 일부러 뜯은 청바지 실밥처럼

즐기며 살아야 했겠지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8-17 14:59:42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151건 65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71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1 0 08-31
1670
우리는 댓글+ 7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0 0 08-31
1669
숨결 잇는 매 댓글+ 2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0 08-31
1668 폭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8 0 08-31
1667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7 0 08-31
1666
움집 댓글+ 6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7 0 08-30
1665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0 0 08-30
1664 그려그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0 0 08-29
1663
투신 댓글+ 2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8 0 08-29
166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0 08-29
1661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0 0 08-29
1660 헤엄치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6 0 08-28
1659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8 0 08-27
1658 털빠진붓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0 08-27
1657
소래염전 댓글+ 6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8 0 08-26
1656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9 0 08-26
1655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0 08-26
1654 푸른별똥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 0 08-25
165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5 0 08-25
1652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 0 08-25
1651 푸른별똥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5 0 08-25
1650
천국의 깊이 댓글+ 9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4 0 08-24
1649
자세의 미학 댓글+ 1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0 08-24
1648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0 0 08-24
1647
人空知能 댓글+ 4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2 0 08-24
1646
체스 댓글+ 2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6 0 08-23
1645
공명(空明) 댓글+ 6
쇠스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4 0 08-22
1644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0 08-22
1643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5 0 08-21
1642
포장마자 댓글+ 8
레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3 0 08-20
1641
호주 댓글+ 5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1 0 08-20
1640
예감 /秋影塔 댓글+ 16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6 0 08-20
1639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9 0 08-20
1638
백팔번뇌 댓글+ 6
쇠스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8 0 08-18
1637
폭포 새 댓글+ 1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2 0 08-18
1636 레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0 08-18
1635 강현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2 0 08-18
1634
먼지의 계절 댓글+ 2
털빠진붓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3 0 08-17
1633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6 0 08-17
1632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6 0 08-13
163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4 0 08-13
1630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3 0 08-12
1629 샘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3 0 08-12
1628 쇠스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5 0 08-12
1627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0 0 08-12
1626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6 0 08-12
1625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5 0 08-12
1624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7 0 08-11
162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0 08-11
1622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9 0 08-11
1621 샘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 0 08-10
1620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5 0 08-09
1619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6 0 08-09
1618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0 0 08-09
1617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9 0 08-09
1616
[이미지 1] 연 댓글+ 6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6 0 08-09
1615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6 0 08-08
1614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0 0 08-08
1613 푸른별똥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2 0 08-16
1612 쇠스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1 0 08-16
1611
필생의 호흡 댓글+ 1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0 0 08-16
1610
피아노 댓글+ 2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4 0 08-14
1609
족저 각화증 댓글+ 4
강현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 0 08-13
1608 봄뜰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5 0 08-13
1607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5 0 08-13
1606
야물어지다 댓글+ 2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0 0 08-12
열람중 강현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0 0 08-12
1604
볕이 좋은 날 댓글+ 1
강현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5 0 08-12
1603 임동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9 0 08-11
160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7 0 08-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