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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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끝자락
끼-익
늙은 아스팔트 끝으로 걸어 들어간 남자
아스팔트의 가계를 읽으니 바퀴가 갉은 흔적이다
막다른 장소에는 유품들이 버려진다
얼룩진 뒷장의 행렬들
늙은 이빨이 자라는 호사가들
어두운 꽃말의 비문들
희망나눔센터 앞
하늘의 바닥을 친 구름이 파산한다
땅의 꼭대기가 지층 위에 떠다닌다
장렬한 자리 하나
바퀴에게 끌이 주어진 날
태양이 초벌구이 한 아스팔트가 기우뚱한다
남자가 흰 테두리로 상감된다
빈틈을 보이는 표적의 슬픈 눈을 보고는
갈라진 휘파람을 불며 점점 느려지는 시간의 화살촉
그을린 끝자락
아스팔트를 지층에 끼워넣을 수 있을지
화석연료가 다시 화석이 될 때까지
역사가 오늘처럼 고요했으면
시간이 공간을 뚫은 파문 한가운데
담배꽁초가 한 번 멈춘다
T – 길 없음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7-26 12:03:22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길이 없어
길을 뒤집어 길을 만드는데, 그래도
희망나눔센터 앞인데
길은 모조리 내 길이 아니어서
그 길을 빠져나오려고
길에다 옷을 그리고 드디어
길을 빠져나온 남자, 길을 찾은 남자 ....
두서없이
제 방식으로
감상하고 물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