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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절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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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45회 작성일 16-07-26 16:50

본문

한 시절 우린

 

이영균

 

 

첫 닭이 홰를 치자

강을 건너던 달빛이 놀라 소스라친다.

 

채 익지도 못한 점멸등

아직 풋내 감도는 복숭아 베어 문

산모 입덧인 양 헛구역질을 하느라

울컥울컥 정신이 없다.

 

속도를 줄이지 못하였음을 후회하듯

올려다보는 산모는

시큰거려 눈물을 찔끔거리고.

 

이내 날이 밝을 텐데

달은 강물에 몸이 불어 건너감이 더디고

물길의 허벅지 아래론 불안하게

양수 질척하니 물들어 만삭 들킬까 서두른다

동쪽부터 강 빛 뻘겋게 물들이며

늦봄을 지나 두둥실 태어나는 해,

이글이글 태어난 초여름 아침이다.

 

숱한 그들의 속삭임인 별 같던

인연 어느새 다 사라지고 덩그러니 산모는

해 품은 품 안만 붉다.

강보를 박차고

불쑥 성장함이 청년 같아서

산모의 품에서 멀지 않아 밝고 활달하다

 

얼굴도 모르는 아비처럼 가장 높다가

보도듣도 못한 아비 닮았다며

아비처럼 지고 말

제 핏줄 수소문하느라 저묾

저 붉은 날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8-01 12:59:1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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