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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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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푸른별똥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3회 작성일 16-06-26 09:48

본문

나뭇잎 울다

 

 

처음부터


나무는 자신의 몸에서 나뭇잎이 이별을 고하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고향집에 어머니가 시집을 오기전 부터 있었다던 감나무 한그룻에

바람이 집을 짓고, 구름이 나무를 향해 멀어져 가던날에도

나뭇잎은 이별을 고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나는 이별을 습득하는 것을 알지못하는 어릿광대처럼 춤을 추고

그렇게 어린날의 고향집에 감나무가 잎을 떨구는 그 날을

온 몸으로 당기며, 나의 생의 활시위를 과녁없는 하늘을 향해 날린다

나뭇잎 울던 날, 비가 오래된 빈집의 지붕을 적시고

마당의 봉숭아 꽃을 애워싸는 날에도

어찌, 나는 이별을 습득하지 못하는 슬픈 짐승,


이제는

나뭇잎 떨어진 벌것벗은 여인의 모습을 한 감나무 밑의 평상에

나의 어머니가 나물을 다듬고 있다

마지막 감나무 잎 하나가 어머니의 여윈 어깨위로 지려한다

나뭇가지 위의 새 한마리 날지 마라

나뭇잎 떨어지면

깊은 마당 한 가운데 아직은 빈터로 있을 사람이 없는 그 곳에

이별이 스며든다

아직, 이별의 방식을 배우지 못한, 오래된 집의 마루에서 놀던

입술이 붉은 그 아이의 눈에 서린 나뭇잎 하나,

울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7-01 09:51:2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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