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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북 폐광촌을 스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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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임동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0회 작성일 16-07-07 10:32

본문

 

 

 

 

사북 폐광촌을 스치며

,

,

,

쌩, 바람의 속삭임을 따라

푸른 땡감과 분리된 감꼭지가

안마당 모퉁이를 바라본다

지붕이 주저앉은 풍경과 개울가에 메마른 굴뚝은

멋진 詩처럼 밤하늘을 하얀 종이 삼아

곡선을 그리며 휘어진 나무 창틀을 흔든다

잊고 잊혀지고 싶은 상처받은 연인들은 

도보 여행자처럼 무한이 넓은 저런 익명을 갈망한다

무한한 추측이 가능하기에

그래서 인적이 끊긴 밤하늘을 선택한다

안개 깊은 숲은 점점 더 긴 골목길을 지운다

건조한 별빛의 긴 손가락 끝은

더 이상 캐낼 수 없는 과거를 가슴에 안고

저 하얀 길을 더듬거린다

연극 중에 대사를 분실한 배우처럼 

출렁출렁 넘겨지는 눈꺼풀 페이지마다

남겨지는 뭔가가 닫혀지는 걸 느낀다

풍경은 가만 가만 껌벅인다

저 별들의 기다림도 나와 같을까

길게 늘어선 전봇대에 전선이 다시 걸리기를,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7-09 11:06:3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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