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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후에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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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임동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1회 작성일 16-07-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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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후에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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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형태만 남은 해변 도시에 노을빛이 빠지고
그 방파제 길은 텅 비어 있다
하늘에서 내려와 부르는 이름도 없다
바닷 바람의 울부짖음과 내 침묵의 절규만 있을 뿐
얼룩진 달빛 아래 부러진 나방 날개처럼 
수평선의 시간은 어둠을 들어올린다
이름 모를 먼 바다에서 오는 하얀 파도
그 짧은 아름다움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둔다
때로는 흐르는 강물에 붉게 꿈틀거리던 모닥불이 
숯불로 내려앉아 잿빛으로 평평해지던 밤안개처럼,
시간이 지나며 깜박하고 놓아버린 어떤 말들이
어두워진 바다 밑 어둠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깨진 등대의 빛웅덩이는 케케먹은 뜬소문처럼 
기억속에 우뚝 선 그녀의 도시를 반사하고 있다
거친 입자의 흑백 사진으로 딱이겠다 싶게
짧은 콧끝에 숨 떨리게 매달리는 뷰파인더
완전한 어둠이 내려앉은 약속 날짜는 길고 어두웠다
기다림으로 늘 그랬다의 그 늘,은 긴 시간이었다
내 기억에 길게 늘어선 배들은 집어등에 불을 밝힌다
지금껏 만났던 어떤 밤바다 보다 쓸쓸하게,
카메라의 어둠이란 어떤 것도 보여주지 않는 것,
그 어둡고 좁은 섬들의 계곡을 쓸며 내려온다
찰칵 찰칵, 차곡차곡 지금,이 한때는 나중에, 였다
떨어진 접시처럼 금이 가고 깨진 달이 흩어져 있다
이제는 저 끝없는 파편들을 다시 모을 차례다
밤안개는 고요히 약속의 계곡을 가로질러 흐르고
사랑은 마스카라 가장자리의 푸른 이끼처럼 번진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7-12 16:45:5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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