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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과 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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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조주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83회 작성일 16-05-25 10:43

본문

건망증과 아집

 

거미는

내가 늘 다니는 길목에

부지런한 어부처럼

잠든 사이에 그물을 친다.

 

나는 어제의

치욕 같은 수모를 깜박 잊고

몰래카메라와 같이

아침마다 속고 또 속는다

 

거미는 건망증으로

습관처럼 그물을 치고

나는 연례행사처럼

아집으로 그물을 걷는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거미의 건망증과

아집은

서로 양보 없는 입씨름처럼

끝없이 막상막하다.

  

오래도록 바다에 떠 있어

방향 감각을 잃은 부표처럼

건망증과 아집은 늘,

표류 중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27 09:59:2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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