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5] 감자를 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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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를 썰다가 / 채정화
서툰 칼질로 감자를 썰다가
그만, 손톱을 썰었다
다행히 손톱에 찰싹 붙어있던 여린 살갗이 무사하다
단단한 껍질인 손톱이
저 날 선 칼날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아찔하다. 온몸에 소름 돋는다
딱딱한 손톱을 거침없이 자른 칼날이
말랑한 살갗 앞에서 어떻게 멈출 수 있었을까
거기까지! 라고 급하게 뇌가 명령했을까
놀란 가슴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손톱이 절반가량 수직으로 깊숙이 잘려나갔다
보고 또 보아도 놀랍다
모든 역할과 기능을 묵묵히 수행하는
내 몸을 지키는 가련한 것들의 수고가 새삼 눈물겹다
칼날이 춤추는 섬뜩한 세상
벼랑 끝 절망의 늪에 빠질 때마다
힘껏 끌어안아 주는 또 하나의 나,
왼쪽 어깨가 아프면
오른손의 체온이 아픈 어깨를 감싼다
우린, 혼자인 듯 혼자가 아니었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6-13 11:06:56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저의 가장 큰 원망의 대상은 바로 저 자신이지만..
생각하면, 나라는 존재가 참 불쌍하단 생각도 들더랍니다
아무도, 위로해 주는 이 없고.. 심지어 나 자신으로 부터도
외면을 당하니 말이에요
올려 주신 시를 읽으니..
문득, 그런 나 자신을 끌어안고 싶어지네요
그래,
나를 지켜준 건 그 누구도 아닌 결국 나 자신인 것을..
* 그나저나, 왜 글케 보기 힘든가요
시말을 떠나신 줄 알았다는
저는 또 정비공장 신세를 져야 할듯요
정비공장 공장장 얘기론 진즉 폐차시켜야할 것을
고집스레 운행하고 있다는.. 이미 단종 차량이라, 갈아낄 부속도 없다는 (웃음)
저는 클타치구.. 암튼, 무조건 건강하시길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정화 시인님,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네,모든 사랑의 시작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쉽게 말은 하는데요..정말, 쉽지 않죠
비단 자신 뿐일까요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손길에 잇대어 살아가고 있다는..
늘 자신과 불화만 일삼다가
이미지를 보면서 문득,떠오르는 생각들을 억지로 버무려 보았어요
퇴고를 해야하는데,어째..그러네요
아, 건강이 안 좋으시군요..
늘 걱정이 되더랍니다
병원에 가셔서 치료받으실 수 있으면요..뭔가 치료방법이 있을거라는,
속히 입원하셔서 나아서 오심 좋겠네요..
그래도, 너무 아프시지 않으심 좋겠다는바람과 함께,
부족한 졸시에 다녀가심 감사드려요..^^
그대로조아님의 댓글

칼날이 춤추는 섬뜩한 세상
벼랑 끝 절망의 늪에 빠질 때마다
힘껏 끌어안아 주는 또 하나의 나
왼쪽 어께가 아프면
오른손의 체온이 아픈 어께를 감싼다
우린, 혼자인듯 혼자가 아니다/
참 오랜만에 뵈오니 반갑습니다!
쪽빛 채정화 시인님, 건안하신지요?
수화하는 이미지에서 감자를 썰다가
아찔한 돌발 사건을 이끌어내시다니...ㅎ
음원과 함께 잠시 쉼하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