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6.] 젊은날의 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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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날의 방황 ]
붉은 태양의 軌跡을 따라
그는 순례자처럼 길을 떠난다.
고단한 두 발로 산을 넘는 어깨위엔
신발 한 짝의 고단함이 매달려있다.
산마을 입구
태양은 동물의 호흡을 데우고
호흡은 증기되어 목을 죄여오더니만
이내 땅거미 몰려오자
서쪽 하늘에 흥건히 노을을 파놓고
그 속으로 몸을 숨기고,
초라한 산골한기가 귓바퀴를 스쳐가자
그는 신발을 벗어
주인 없는 싸리문에 나란히 걸어 놓고
오늘 하루의 피로로 고뇌를 멈추려 하나
여전히 그의 머릿속을 맴도는 의문문들,
“지식의 상아탑이
지식의 납골당이 되어 감을 알면서도
넌 한번이라도 진정 고민한 적이 있는가?. ”
“넌 삶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해 봤거나
극한절망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
“流謫하기 위한 존재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流謫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
이런 저런 의문문들에 대하여
명료한 답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인생이라는 길에서 동행자를 만나고,
기점을 접하고,
감동을 배우면서 웃고 눈물지으며
치열하게 살아갈 것을 그는 다짐한다.
고뇌하는 그의 눈 속에 어두움이 드리우자
운명의 시린 손가락은 그의 적혈구를 꿰고
허공 속에서 피아노 건반들을 두드리지만
그의 손가락은
피아노 가장 낮은 음의 건반,
마지막 흰빛계단만은 두드리지 않으며
유월의 오이처럼 싱싱한 열정을 가슴에 묻는다.
그의 유적(流謫)이 계속되는 한
그의 젊은 날은 매일매일 계속될 것이다.
댓글목록
주거니받거니님의 댓글

멀고도 가까운 하룻길 인생 인고의 길목을 훌륭하게 그려 잘 감상했습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

첨 뵙겠습니다, 시인님. 머물러 주시고 좋은 말씀 놓고 가심에 고맙습니다/ 오늘 하루 평온한 밤 되소서.!
노정혜님의 댓글

고운글에 머물다가 갑니다 늘 건 필하소서
핑크샤워님의 댓글의 댓글

노정혜시인님, 첫 인사 올립니다..아직은 미흡하기 짝이 없는 글에 머물러 주시고 좋은 말씀 놓고 가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 평온한 밤 되소서
안희선님의 댓글

젊은 날의 방황...
그런데, 그같은 방황이 있었기에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고 하는 몸부림도 있다는 생각
현실아 現實我와 이상아 理想我 사이의 끊임없는 충돌
그런 갈등이 빚는, 일종의 연주 같은 것
각자의 삶의 노래를 엮어가는 멜로디는
저마다 모두 다른 것(곡조)이어서
똑 같은 노래는 하나도 없나 봅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의 댓글

그런가 봅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오는 갈등을 안으로만 삭히려하면 발전이 없을 듯 합니다. 힘들어도 겪어내어야 할 가시밭길이라면 아픔을 참고 걸어야만이 후회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 그런 점에서 늘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한 신체적 나이에 무관하게 젊은 청춘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리고 따님 참 귀엽게 생겼습니다. 제 눈은 정확하답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심오하고 웅장한 사유의 작품, 감상 잘 하고 갑니다.
더운 여름날 슬기롭게 더위를 물리치시고 향필하세요^^
핑크샤워님의 댓글

고현로 시인님, 머물러 주시고 좋은 말씀 놓고 가심에 감사합니다..그리고 시인님의 시도 잘 읽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의미를 찿아 부여하는 글을 대하노라면, 역시 시인님은 고수이시다, 라는 생각이 들곤 한답니다..더운 여름 시인님의 시원한 시로 나 볼까 합니다..좋은 하루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