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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둥이(1차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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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0회 작성일 22-03-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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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둥이


네가 말했지

파도는 파두(fado)

한 평 남짓한 직사각형 안에서

술과 술잔과 사람과 사람의 골짜기

그 적막한 무인도에 철썩거리는 파도

들어갈 때와 나갈 때 

절벽에는 날개 부러진 새들의 울음소리가 박제되어 있다

 

가끔씩 서쪽 해안가로 고개를 돌리는 버릇이 생겼다

그럴 때면 낯선 안개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수면 위로 둥둥 떠밀려오다가 발 밑에서 스르르 풀려버린다

물거품들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후두둑 터져버렸다

윤슬이 물거품처럼 가라앉고 있었다

반짝이던 입속에 골병든 치조골 사이로 된바람이 숭숭 불어왔다

잇몸이 퉁퉁 부어올랐다

어쩌다 부력을 상실한 익사체처럼 전생을 다녀온 정신줄이 천천히 뱃고동이 울려 퍼질 때 갑자기 오바이트가 밀려왔다

 

억지로 삼킨 내일이 악취를 풍기며 수챗구멍으로 기어들어간다

들문을 열자 바닥을 핥으며 애무하는 빗방울들

그 속에서 주름진 사람의 얼굴 하나그리워 천천히 빗방울의 꼬리를 잡아 허공으로 내던져버렸다 

테라코타의 굽은 척추처럼 등골이 휘어진 해안선엔 골병든 치조골처럼 해무가 가라앉았다 피어올랐다

소매 끝이 흔들리고 있다

 

나는 빗방울에 담긴 해수의 시린 등골을 따라 잔을 비운다

주섬주섬 부르튼 발목들을 빈 잔에 쑤셔 넣고 바다로 

바다로,

 

주름진 등골의 기울기가 활처럼 휘어지고 있었다

수평선이 날아가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3-26 12:07:1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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