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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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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8회 작성일 22-03-28 22:55

본문

피아노



눈길을 걸었습니다.

빈 가지 끝에 얼어붙은 당신의 눈동자가 퍼드덕거리고 있습니다.

깨진 유리알들이 횟가루처럼 후두둑 떨어져내립니다.

누군가 걸어둔 올무 속에는 파랑 하늘도 갇혀버렸습니다.

손가락 마디마디 성에가 자석처럼 달라붙습니다.

별들도 시퍼렇게 창자를 쏟아냅니다.

당신은 백조가 사라진 꽁꽁 언 호수 위로 걸어갔습니다.

사티와 베토벤과 차이콥스키와 헨델과 슈베르트와 모짤트, 페졸트와 바하와 드뷔시, 그리고 어머니, 어머니!

갑자기 강물이 열리고 골반이 뒤틀려진 호리병 속으로 유리알들이 둥둥 떠내려갑니다. 

나는 그 눈동자 속에서 그만 익사하고 말았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4-01 08:25:4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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