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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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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7회 작성일 22-04-01 13:56

본문

바람개비


                                       작은미늘brab


지금이야! 손을 쭉 뻗어!

슬슬 오기 시작하는 바람에 아이의 손끝에서 

바쁘게 팔을 저어요.

격렬하게 색을 토해 내다보면 몸에서 하얀 빛이 

생겨요.

바람이 흔들어 깨는 습관을 가져 손으로 억지로 

깨우면 깨우기 힘들어요.

바람이 달려오면 일어나 시간을 한 움큼 쥐고 세상

모든 빛을 지나 달려요.

색이란 색은 다 털어낸 빈 가슴이죠

신나게 두근거리며 달리다 보면 산다는 건 

비워져야 시원하게 가벼워지는 걸 알 수 있어요.

가만히 숨죽이는 바람에 풀잎들도 다시 앉고 

아이는 바람을 갖고 싶어 넘어질 듯 달려가며 

제 몸으로 바람을 만들고 앙증맞은 손 앙 다문 

끝에서 기적처럼 세상 모든 근심이 동그랗게 

돌아 하얗게 사라져요.

햇살은 그늘을 감싸앉고 더 이상 온기를 

잃지 말라는 듯 긴 손을 뻗어 따갑게 힘을 주어요.

바람을 갖고 싶어 달리던 아이는 다시 엄마에게

달려가고 바람이 엉덩이를 톡, 톡 밀어주는 오후가

눈부셔요.

바람이 불면 동그랗게, 동그랗게 팔을 저어요.

바람 따라 점점 더 빨리 팔을 저으면 땀도 없는 

빠른 속도가 놀랍고 시원스러워요.

바람이 전해주는 행복을 돌려 하얀 미소가 생기죠.

사랑은 팔을 저어 비워내고 동그랗게 만들면 

알 수 있는 거예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4-06 08:25:2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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