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연주회에서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어떤 연주회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6회 작성일 22-04-08 00:59

본문

어떤 연주회에서  


그 남자는 퍠허로부터 걸어 나왔으나 표정에 폐허가 없었다. 그의 피부의 일부가 되어 버린 돌은 늘 새하얗게 차가왔다. 그의 피리는 아치형의 허물어진 어느 자궁이었다. 그의 숨소리에서 폭죽소리가 들려 왔다. 그는 폐허가 되어 버린 돌무더기의 안에 있다가 밖으로 걸어 나와 돌무더기를 노려보는 하늘의 일부가 되었다. 그는 피리를 불기 시작한다. 


그가 피리를 불기 시작함에 따라 사막에 네모난 바위가 쌓이기 시작한다. 벽이 쌓이고 아치형 건축물이 놓이고 새까만 지붕이 덮이고 벽 너머 더 많은 벽들이 끝이 보이지 않도록 이어지고 돌쩌귀에 바위문이 놓인다. 사암(砂岩)을 깎아 만든 불꽃이 활활 타오르며 건물의 모서리에 내려 앉는다. 


그때였다. 

바위문이 왈칵 열리며 아이들이 뛰쳐 나온다. 

아이들은 눈이 뽑혀 있었으며 휑한 눈두덩이로부터 비명을 흘렸다. 

까마귀들이 쫓아가면서 아이들 맨발로부터 발톱을 뽑았다. 

그 다음으로 어머니들이 뛰쳐 나왔다. 

자궁이 적출된 열린 배를 부둥켜 잡고 염증에 하반신이 날아가 버렸다. 


남자는 이미 자신의 폐가 되어 버린 피리를 호흡한다. 피리 소리 대신 염증이 새어 나온다. 염증 안으로 바위들의 뼈가 가늘디 가늘게 가라앉는다. 너는 유리창 바깥에서 그 안쪽의 널 바라본 적 있느냐. 네 안으로부터 빗물이 뚝뚝 듣는 새빨간 우산을 펼쳐 본 적 있느냐. 너는 밤하늘을 가득 채우며 조용히 자전하는 은하수의 일부가 되어 절규해 본 적 있느냐. 너는 네 누이의 신음 속에 한없이 따스한 오줌줄기 속으로 익사해 본 적 있느냐.


남자는 연주를 마치자 건성으로 인사하더니 무대 장막 안으로 사라져 버린다. 

빈 무대 위에는 그가 뽑아 놓고 간 눈알 둘이 덩그마니 놓여 있었다.  

청중석에 앉아 박수를 치다가 내 주변을 보니

눈알 없는 아이들과 자궁 없는 어머니들이 날 에워싸고 

새하얀 사암(砂岩) 덩어리로 사막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4-11 08:15:1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으며
조각의 파라곤
회화의 파라곤
그 분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얼굴 속에 저의 얼굴도 겹쳐 보이곤 합니다.
거울 속에는 나르시시즘에 얼룩진 박쥐 한 마리가 어둠의 가장자리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저 아득한 폐허 속에 익사하고 픈
저의 모가지를 잘라 빈 마당의 대나무 바지랑대 꼭대기에 솟대처럼 매달아 놓고 싶습니다.
까마귀떼가 날아 와 저의 눈깔을 부리로 쪼며 파먹는 상상을 하다 갑니다.

이 밤,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凶이 이루는 생명 힘을 추적하며 지구의 의지가 다가서게 했습니다
魔가 이루는 생명 활로를 열며 자연 의지에 다가서는 있음을 추적했습니다
추적하며 나꿔채려 하며 소산되는 흉과 마가 하나 가득 얼의 중심에 섰습니다
생명 힘과 생명 활로를 어루며 여는 참혹함이 소산되어 자기 얼의 중심 축이 되려 했습니다

용출하는 염력이 가능함의 한도를 증폭하여 생명 환희를 즐기게 합니다

Total 6,151건 7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731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04-16
573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04-16
5729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4-15
5728
꽃 앞에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 04-15
5727
프리마켓 댓글+ 2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0 04-14
572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0 04-12
5725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4-12
5724
눈사람 댓글+ 1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4-12
5723 유상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4-12
572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 04-12
5721 코스모스갤럭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4-12
5720
지옷토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 0 04-07
5719
막걸리 캔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04-10
5718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04-09
5717 유상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4-09
열람중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04-08
571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4-08
5714
황혼 댓글+ 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 04-07
5713
목련(산문시)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4-06
5712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4-06
5711
봄의 반란 댓글+ 2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0 04-06
5710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4-05
5709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0 04-05
5708 이중매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4-05
5707
점심 메뉴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4-04
5706
알펜 댓글+ 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04-03
5705
봄밤 댓글+ 4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 04-03
5704 유상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0 04-03
5703
詩의 바깥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0 04-02
5702
목련 댓글+ 1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04-02
5701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4-01
5700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 04-01
5699
퇴근길 늦은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3-31
569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 0 03-31
5697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3-31
5696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3-30
5695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3-30
5694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03-30
5693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3-29
5692
새싹 댓글+ 4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03-29
569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0 03-28
5690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 03-28
5689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0 03-28
5688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 03-28
5687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03-27
5686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03-27
5685 뻐꾸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 03-27
568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03-26
5683
블랙 비너스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3 0 03-23
568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 03-25
5681
미용실 DNA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03-23
5680
산수유 예찬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0 03-22
5679
늦었다 댓글+ 5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3-21
567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 03-21
5677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03-21
567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3-19
567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0 03-20
567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0 03-20
567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03-19
5672
퇴근길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 03-19
567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3-16
5670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3-15
5669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 03-14
5668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 03-14
5667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 03-13
566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 03-09
5665
매화 곁에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0 03-05
5664
겨울 한낮  댓글+ 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03-04
5663
양말 에세이 댓글+ 2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 03-03
5662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1 03-0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