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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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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02회 작성일 22-04-12 07:40

본문

 

 

눈사람 


               종이비누




컵에 물 버리고

다시 채우면서


자 마셔

새물이야  마주 서서 웃곤 했어요


다 쓴 호흡의 맥박

다 써버린 나비의 날갯짓

씻어 겨우내 걸어두면

꽃 피 듯 또 분홍 물 발가락 사이 스며들까요


새 신발 새 속옷 새 애인


웃음은 언제 세워 둔 눈사람일까요


옷을 벗은 남녀의 몸짓은

누가 읽어도 모국어

출발지도 도착지도 묻지 않는

늘 낯선 곳인데


비우고 다시 채워보려 해도 새것이

되지 않는 물

어느덧 몸속에서 출렁거려요


눕히면 쏟아지고 세워 채워진다면

금방

딱딱한 컵 같다면, 몸이


애쓰지 않겠어요

거꾸로 서있지 않겠어요


비울 수 있다면

한 방울 남김없이 주고 다시

질문

몸 가득 붉어질 수 있다면


그나저나

그물은 누가 준 처음이기에

부어놓을 적마다

컵에

새물일까요


어디까지 녹아야

웃음을 눈물이라고 하나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4-16 08:30:3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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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시를 보고 내 시를 올린 건 아니데 시인님 시에도 컵에 대한 구절이 있네요.
우연이라 반갑네요.
시인님 시를 감상하다 보면 절로 미소가 납니다.
시 한 행 한 행 정성이 담긴 시에게 저절로 힐링을 얻게 되네요.
놀라운 문장들을 감상하며 행운같은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잘 빚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종이비누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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