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洋子力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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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양자역학 洋子力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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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앙보르
맞은편 유리창을 통해 양자, 당신이 흘러온다 철책선을 맴도는 선배에게 보낸 메일은
여전히 맴도는 모양이라고 나는 중얼거린다 천장에서 고양이 울음이 멈추지 않는다
살아 있는 건 좋은 거지, 뒤돌아보고 싶지 않다 양자, 당신에게 가 닿는 순간 당신의
꿀벅지가 사라질 수 있으므로 내 등으로 일단 버티기로 한다 팔을 내밀지만 반대쪽으로 길어진다
복도 끝에서부터 강의실이 하나 둘 사라진다
이별 통보를 받았노라 창문에서 넋두리를 할 때 양자, 당신에게 가 닿으려던 내 손이 출렁였다
알몸이 남긴 껍데기에서 고양이가 튀어나와 내게 덤빈다 내 상처를 확인하고 싶지 않다 그건
양자, 당신의 상처여서 침대를 뒤집거나 방문을 걸어잠가야 하는데 숨이 막힌다 빛의 끄트머리를
더듬어 묶어두고 싶다 고양이를 내어
댓글목록
문정완님의 댓글

마을에서 보기 드문 시 한편입니다
물리학은 잘 모르지만 사물과 대상이 하나의 운동성이라고 본다면 삶은 어쩌면 양자역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문득 뇌리를 스칩니다
물리학의 성질을 삶으로 끌어당겨 그것을 주제속에 녹여서
시 한편을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내공과 또 다른 시세계다 싶습니다 ^^
좋은 작품 한편 감상했습니다 시앙보르님 참 다재다능하십니다 그리고 많은 독서량을 가지고 계시구나 싶어 시앙보르라는 닉이 사뭇 달라보입니다 ^^
안희선님의 댓글

시를 일독一讀하고,
시인에게 쪽지로.. 양자역학에서의 量子 어쩌구 저쩌구 잘난 체 하다가 직빵 한 대 맞았죠
시인 曰, 역학적 양자님은 그 양자가 아니라, 진짜 여인이라는 거
암튼, 양자씨는 시인의 관찰 덕에 역학적인 존재성을 지니게 되었네요
- 비록, 시인에게 다신 돌아오지 않았지만
(하지만, 광속으로 다시 돌아올지도 몰라요 - 그건 또 양자씨 맘이기에)
그나저나, 물리학에서 말하는 양자역학 얘기가 나온 김에..
시에서 소재로 원용된 고양이,
[쉬뢰딩거 Schrodinger의 고양이] 생각이 나네요.
상자 안의 고양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죽었던 살았던 간에 상자를 열어 보는 순간,
관찰자觀察者에 의해 고양이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거죠
시에서 말해지는 양자씨도 그런 것 같으네요.
그렇게 보아주는, (즉 인식認識해 주는 관찰자로서의) 시인이 있기에...
양자씨는 비로소 한 의미意味로서의 존재성을 지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 시와 관련해..[쉬뢰딩거의 고양이]에 관한 김성구 교수의 적절한 글이 있어,
그 일부를 발췌해서 옮겨 봅니다.
"현대물리학에서 기술하는 물리적 상태와 사람의 심리상태는 너무나 유사한 점이 많다.
물리적 상태를 현대물리학에서는 상태함수로 표현하는데
이 상태함수는 갖가지 상태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기술한다.
이미 설명한대로 이 가능성 중에서 어느 한가지만을 나타나게 하는 것은
사람이 그 상태를 골라서 보았기 때문이다.
쉬뢰딩거의 고양이에서 설명한대로 관찰하기 전까지 고양이의 상태는
삶과 죽음이 섞여 있는 것으로 기술된다.
살아있는 고양이를 본다는 것은 삶을 창조해서 보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도 물리적 상태와 닮았다.
무엇을 결정하고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는 모든 가능성이 뒤섞여 있다.
이렇게 할 수도 있고 저렇게 할 수도 있다.
물리적 상태는 관찰을 행하기 전까지는 무엇이 결정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번 무엇인가가 결정되면 그 다음부터는 그렇게 결정된 것만 나타난다.
마음도 그렇다.
한번 결정되면 그 길로 움직인다.
이렇게 결정된 마음이 바로 업식業識이다"
문정완님의 댓글

흐흐흐 안쌤 말씀대로 실제 여인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는 시인의 손을 떠나는 순간 감상은 독자의 몫이니 전 제가 읽은 대로 그대로 존치하며 읽고 싶습니다 ^^어차피 삶의 모든 질서는 운동이고 ㅎ 제식대로 읽어도 그리 벗으나는 오독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마자요~
시를 짓는 건 시인이겠으나
시를 감상하는 건 어디까지나 독자의 몫이니
문정완님의 댓글

안쌤 양자씨가 광속으로 다시 돌아오면 자기 복사열에 죽습니다 ㅎ 추억은 가끔 양자역학으로 한번씩 필요에 따라 소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ㅎ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시인의 맘이 양자씨를 역학적으로 빚었듯이,
양자씨 맘도 시인을 빚기 나름이라니깐요
- 옛말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잖아요
광속으로 돌아오면 어디 복사열뿐이겠어요
엄청난 G 압력에 예쁘던 모습도 완전 찌그러들텐데..
그래서, 추억도 그냥 제 있던 자리에 얌전히(?) 있는 게 좋아요
- 광속으로 싸돌아댕기는 것보담 (웃음)
프레드리히님의 댓글

이 양반이 미쳤나? 그러는...좋소!
근데 물리학 개론에서 권총을 차면 안되는데...근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이라는 책 읽으셨수?
그 고양이 문제 풀다가...죽을 뻔 했는데...
너무 길어서 정리를 좀 해야 하겠다는...어쩐지 권총 찰 운명이었다는...ㅋㅋㅋ
시앙보르님의 댓글

난 척 하려고 적은 건 아니고요, 제가 과학, 특히 전자물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양자역학이야 기본 정도는 요즘 중학생 정도만 돼도 알죠.
시마을 가입 전, 작년 9월 중력파 발견 소식 이후 매달린 과제랄까 그렇습니다.
중력파로 난삽하게 적었다가 시가 안나와서 계속 고민하다
죄 없는 '양자' 씨를 납치(?)하여 적어봤습니다. (초고랑 180도 달라졌습니다.)
물리학에서 제일 관심이 가는 부분은 '반물질' 인데요, 이게 묘하게 땡기기는 하는데
능력 부족이라 좀 더 묵혀야겠습니다.
시강좌 보니 습작 때는 가급적 길게 적으라는 충고 땜에 따라봤습니다. (초고는 2장 분량)
요즘 문예지들 보면 소설은 많이 달라졌는데 시는 몇 년 전이랑 비슷하게 '답보' 상태로 보여지더군요.
5번을 읽어도 먼 말인지 대체 모르겠습니다. ^^ 아류는 싫고, 잘 쓸 능력은 못되고 이리 어려운지 몰랐죠.
평면적인 기술이라 밋밋하네요. 좀 더 고민을 해야겠죠.
이경호님의 댓글

뭔시를 그리 술술 잘 쓰시는지요.
격앙되는 아침입니다. 진짜로요.
답보 상태로 보여진다라... 그도 맞는 말씀이지만
으르고 달랜다고 시가 되는 게 아니라서 그러지 않나...히히히
(이번엔 시앙보르, 두번째 줄 세로 드립이네요. 메롱^ㅜ^입니다. ㅋㅋㅋ
잡초인님의 댓글

양자역학 洋子力學에대해 알아보니 물리학의
한 분야로서 원자와 분자를 구성하는 입자라고 와
다른 원자구성 입자의 운동을 다루는 학문이다하더군요 머리가 아픔니다
파동–입자 이중성,불연속적인 위치와 움직임,불확실성과 요동 ...
시앙보르 시인님 덕에 공부좀 하다 갑니다
감사 합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수식 전개는 어렵지만 슈뢰딩거 고양이는 사고실험이라 어렵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