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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에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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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40회 작성일 16-04-26 08:03

본문

걸어 온 길은 흔적을 지우며 가는 길
풀잎에 기대어 산다.
그리운 날은 비가 내렸다.

따뜻한 온기를 찾아 풀잎위에 오른다.
몸이 젖어야 상처를 씻어내는
그러나 진땅에 발을 담그지 않는다.

벽을 만나면 오른다.
가시덩쿨도 마다하지 않고 길을 찾는다.
걸음은 느려도 수없이 돌아보는 눈

아이들이 돌아간 운동장에서
엄마가 언제오나 길모퉁이에서
빈 집이 싫어 하염없이 걷던 풀숲에서

첫 직장의 꿈이 산산히 부서진 하늘가에서
변심한 애인이 돌아 올 것 같지 않은 공원에서
돈 때문에 주저앉았던 바닥에서

눈에 든다.

해가 뜨면 그 존제를 까맣게 잊고
마음이 비에 젖는 날에 찾아온다.

길은 어디에도 있어
지금은 보이지 않을 뿐이야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03 11:40:49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왓칭님의 댓글

profile_image 왓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군요. 참 좋습니다. 고양이는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0. 몇 초만에 읽는다지요.
저는 그 시가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 고양이처럼 알고 있다고 느껴질때가 더러 있어요.
좃같지요? 시대, 유행지난 번듯한 수식들과 사깃꾼들에게 넘어가는 양갓집 규수들 같은..반응들..
유행을 타지 않으려면 유행을 쫓지 말아야겠지요.
난 아직도 학생때 신던 캔버스 운동화를 신어요. 한번도 유행한 적이 없어서 유행 지나는 일도 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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