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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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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47회 작성일 16-05-01 08:54

본문

새벽의 필체

 

미화원이 새벽에 비자루를 들고

정성스럽게 필체를 그려 내고 있다

부러진 고딕체, 삐뚤어져 흘러나온

술에 취해 꼬꾸라진, 여러 흘림체를 바로 잡으면서

때론 슬픔에 젖은 자신의 필체를 쓰고 있다

 

수십년를 쓰고 썼지만

달필의 끝은 어디에 있는지

 

답답해진다

쓰고 나면 누군가 금방 지워 버린다

썼다는 흔적조차 사라진다

개성을 지닌 필체는 맑은 아침으로

짧고 간략하게 우리들 곁으로 온다

 

수 없이 반복으로 쓰여진 필체엔

살아온 땀들이 송글송글 맺혀

한자씩 적을 때마다 손목 관절에 스며들어

아픔을 유발시키면서

가끔은 포기하고는 욕망에 시달린다

 

주어진 나이의 공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재촉하는 바람의 성화는

불안한 동작을 하게 만든다

한 생을 고스란히 미화원의 필체로 지켜왔건만

손에들고 있는 것은

악필 중에 상 악필뿐이네

 

전생에 부여 밭은

이 필체

후회는 없다 만은

아쉬움이 남는 것 어찌 할 수가 없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06 09:55:4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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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용담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새벽의 필체
청소부를 통한 또 하나의 필체
초보 운전 대리님의 시어속에 또 다른
의미가 되새겨집니다  한 생을 고스란히 미화원의
필체로 지켜왔건만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악필 중에 상 악필이라
참 재미 있는 부분입니다.
항상 건필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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