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목련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목련 / 예시인
꼬깃꼬깃 접힌 하얀 편지
손안에 피었다
꽃 수술처럼 들쑥날쑥 써진 '엄마, 생일 축하해’
물씬 풍기는 젖내에 가만히 누르면
툭, 툭 떨어질 것 같은 젖 방울
가지의 등뼈 자근자근 밟으며 자라는 꽃
커질수록
무게에 휘어져
쉬이 닳은 건전지 같은 그림자 일상에 끼어 있지만
햇살처럼 발산하는 빛에
잠시 잠시 충전되는 줄기
빛바랜 일기 한 장 한 장
발등에 떨어지며 쌓여간다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은 아픔
봄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 뿌리의 몫
남겨진 시간 더 많은 자 위해
깊숙한 서랍에 차곡차곡 넣어 둔다
먼 훗날
소복 입은 자의 손안에
피어날
지지 않는 국화 한 송이
2016-04-07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4-14 12:26:43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현상학님의 댓글

좋겠다 누구는~~~마지막 연은 왜 위와 대조적으로 걸리는지 원 참 나!
예시인님의 댓글

엥? 뭘요? 편지 받은 거요?..ㅋ.ㅋ. 그것도 이제는 옛날 옛적이야기..
햐,,시 해석 디게 빠르다
잡초인님의 댓글

가지의 등뼈 자근자근 밟으며 자라는 꽃
돌아갈수 없는 빛바랜 꽃잎들의 아픔
먼 훗날
국화 한송이에 묵념을 하게 합니다
예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추억은 미래의 것,,
감사드려요..오늘은 햇빛이 한 창,,이 곳은 이제야 목련이 외투를 벗으려 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뿌리는 또 그렇게 봄의 힘을 빌어 추억 한 송이 하얗게 밀어올리는군요
목련꽃을 보면
왠지 소복의 이미지가 겹쳐나기도 하지요
그 봉긋함 때문이고,
눈물의 형상이기 때문은 아닐까 하기도 합니다
예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목련은 볼 수록 탐이 나는 인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매번 볼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백지의 모습이기 때문에...또한 무한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흔적에 감사드립니다 ^^
안희선님의 댓글

그 언젠가 감상했던, 시의 퇴고分인 거 같으네요
초고도 좋았는데,더욱 완숙해진 시어의 정렬이
목련보다 더 목련 같다는 느낌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예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헤헤..그런가요..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시로 가는 나이,,,보는 것들이 더 멀어지고 깊어지게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완숙미가 있는 것도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주구장창 퇴고 연습중입니다...문장을 다듬어 가는 작업도 만만치 않네요..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순수하고 깨끗한 편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소복 입는 자의 손안에
피어날
지지 않는 국화 한 송이
눈물같은 편지 한통이네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예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우리는 저 목련처럼 백지로 와서 백지로 돌아가겠지요 ^^..
가장 빛나는 유산은 아름다운 추억이 아닐까..그런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감사드려요...
최정신님의 댓글

1연에서 아름다운 영상이 환합니다
가히 목련보다 귀히 받은 편지...를
잘 감상합니다
예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헤헤, 그러게요..이제는 아이들이 커서...그런 편지를 받는 일이 없지만...
제 딸아이는 입술로 내 허연 볼에 써 주곤 합니다.ㅋ.ㅋ.
감사드려요..오늘은 햇살이 무척 화창합니다...햇살에 감사감사 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