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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필요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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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33회 작성일 16-03-30 09:21

본문

봄날 필요악

 

이영균

 

 

겨울의 끝자락까지 꽁꽁 싸매었기에

다행히 집안에 감기는 들이지 않았다

추운 날은 문까지 꼭 닫아걸었다

더 추운 날은 온도를 올리고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가슴에서 봄동 삶는 냄새가 나고서야

문을 열어 숨을 갈아 쉬었다

 

들숨에 가슴속에 봄기운이 돈다

순간 뿌리 깊이 숨어들었던

기침이 가래를 동반하며 끓어올랐다

겨울 잘 나고 이제 막 감기가 떠나려나 보다


환절기 까칠한 들처럼

어쩌다 뭉클 봄 꽃다발인 듯

콜록콜록 기침

훌훌 벗은 몸속을 뛰쳐나간다

겉옷을 갈아입은 나무에

속살이 살아나듯

감기 떠난 홀가분한

이 몸 봄동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4-01 12:57:5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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