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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바람에 날리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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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43회 작성일 16-04-02 15:25

본문

목련이 바람에 날리던 날에 / 심월

 

수련은 수런거리기라도 한다지만

목련은 그야말로 목이 메이는 연이지

진흙탕속에서도 연꽃은 피어나지만

우윳빛 슬픔으로 가득한 너 목련은

옥항상제의 딸로도 비켜갈 수 없어

통째로 순절하는 모습으로만 기억되는가

촛불로 그을린 것처럼 멍들어

송이째 바닥으로 나뒹글어 더 슬픈 너

봄바람에 후두둑 비오듯 떨어지던 너

세상에 한 두 잎이 떨어지는 게 아니고

저렇게 새들이 날 듯 후두득 후두득

슬픔이 덩어리째 휘날려 떨어지다니

꺼이꺼이 울음을 삼키다가

한꺼번에 피 토하듯 저리 떨어지다니

오늘 낙화암에 삼천궁녀 몸을 날리듯

미련없이 후두둑 후두득 떨어지는 걸 보았네

내 사월의 슬픔은 이것으로 마감이라네

사월은 엘리엇에게만 잔인한 게 아니었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4-05 11:36:5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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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드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일기예보에 여긴  벌써 체감이
42도입니다.
전에 파주에 살 때 아파트 화단 백목련이
출근  때만 해도 활짝했는데
퇴근 때 보면 꽃잎  다저
짠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시사철 뚜렷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래서 감성이
풍부하지 않나 싶네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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